정부가 고용안정을 명분으로 추진하고 있는 캐디특별보호법이 오히려 골프장 캐디들의 대량 해고 사태를 촉발시킬 조짐이다.
골프장 경영자 모임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경기 도우미들을 월급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뼈대로 한 캐디특별보호법이 제정되면 골프장 대표 대다수가 캐디없이 사업장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7일 밝혔다.
협회가 최근 전국 회원사 대표 108명에게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8%(95명)이 "법이 제정돼 캐디를 월급제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면 캐디를 없애거나 최소한 인원만 남기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법이 시행되면 2만5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전국 캐디 가운데 90% 안팎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골프장경영협회는 주장했다.
캐디를 개인 사업자로 보고 골프장은 캐디와 손님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입장인 골프장 경영인들은 캐디에게 고정된 월급을 주면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법으로 강제될 경우 막대한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들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기정 골프장경영협회 회장은 "최저임금보장제가 아파트 경비원의 대량 해고를 불렀듯 캐디를 보호하겠다는 입법 취지와 달리 수많은 캐디가 일자리를 잃는 사태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골프장경영협회는 이와 함께 일부 골프장은 캐디 없이 골프장을 운영하는데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비하기 위해 주 1회 가량 '노캐디 데이'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 영암 아크로골프장은 지난 1년 동안 캐디없이 골프장을 운영한 결과 당초 우려했던 진행 속도 저하 등 부작용이 없었고 오히려 비용 부담이 줄어 내장객이 늘어났다고 협회에 보고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