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 완궈성 씨가 외상으로 남겨놓은 영수증의 무게를 달아보고 있다.
중국 허난(河南) 성 카이펑(開封) 시 퉁쉬(通許) 현 다강리(大崗李) 향에서 정부 식당을 운영해 온 완궈성(万國生·56) 씨는 요즘 한숨만 나온다. 다강리 향의 역대 공산당 서기와 향장이 13년간 외상으로 먹은 음식값 70만 위안(약 8491만 원)을 받을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다강리 향의 당 서기와 향장이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외상 처리한 영수증은 무려 698개. 무게로도 무려 0.95kg에 이른다.
완 씨가 향 정부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1992년 6월. 당초 향 정부 직원이었던 그는 월급을 안 받는 대신 매년 2000위안의 임차료를 내고 향 정부 직원식당을 운영하는 조건이었다. 완 씨는 향 서기와 향장이 접대 준비를 지시하면 그는 자신의 돈으로 고기와 부식, 술과 담배를 사 연회음식을 준비했다. 그러나 조만간 갚을 줄 알았던 외상값은 이들이 다른 곳으로 발령 날 때까지 처리되지 않았다. 결국 2005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한 푼도 받지 못한 것. 그는 그동안 수십 차례 카이펑 시 등 다른 곳으로 전보된 역대 향장과 당 서기를 찾아가 외상값을 갚으라고 요청했다. 그는 올해 춘제 때 5만 위안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65만 위안은 이자 없이 매년 1만 위안씩 65년에 걸쳐 갚겠다는 게 전직 향장과 당 서기의 제안이다. 올해 56세인 그가 이 돈을 다 받으려면 111세까지 살아야 한다. 신화(新華)통신을 통해 완 씨의 하소연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외상값을 갚지 않는 역대 향장과 당 서기의 이름과 현직을 인터넷에 올려 망신을 줘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