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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사랑 푸른 눈 女교수 “내년엔 한국대표”

입력 | 2007-06-11 03:04:00

서울 구로구 오류동 럭비구장을 찾은 ‘여자 럭비 전도사’ 나탈리 할러먼스 교수가 럭비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캐나다 출신 나탈리 할러먼스(37·영어) 단국대 인재개발원 교수는 ‘여자 럭비 전도사’로 불린다. 15년 전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게 럭비였으며 “파워와 박진감이 넘치고 사람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주는 럭비의 매력에 빠졌다”고. 지금은 한국 여성들에게 럭비를 전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 산하 정책연구팀에서 근무하던 할러먼스 교수는 2002년 남아공의 프레토리아대에서 환경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럭비 전도사로 변신했다. 프레토리아대에 여자 럭비팀을 만들었고 2003년 남아공 북부지역 럭비대회 우승까지 이끌었다.

할러먼스 교수는 세계 여행을 하다 2004년 11월 한국을 찾았고 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한국 사람들에게 반해 정착하게 됐다. 2005년 5월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럭비를 했던 외국의 여성들을 주축으로 ‘서울 시스터스’란 럭비팀을 만들어 매주 서울 한강변에서 훈련하고 있다. 현재 45명의 선수가 있는데 한국 선수는 이제 고작 5명 정도라고. 한국 여성들을 많이 끌어들여 7인제, 15인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럭비를 보급하기 위해 ‘영어와 럭비를 함께 배우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할러먼스 교수는 “내년부터는 한국 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제럭비연맹(IRB) 규정상 외국인도 특정 국가에 3년 이상 거주하면 그 나라 대표로 뛸 수 있는데 올 11월이면 이에 해당되기 때문. 그는 “국가대표의 시작은 외국인들로 하지만 한국 여성들이 많이 참여해 조만간 한국 여성들이 국제대회를 누비는 날이 오길 바란다. 한국 여자들은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어 럭비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