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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경비원에 털렸던 백화점 부회장 집, 또 발등 찍혔다

입력 | 2007-06-12 02:59:00


대형 백화점 부회장 집의 경비원이 이 집에서 현금과 명품 옷, 구두 등 수천만 원어치를 훔쳐 오다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해 8월 용역업체 S사 소속 경비원 김모(27) 씨는 대형 백화점 부회장 정모(39) 씨의 집에 드나들며 돈 봉투를 탐냈다.

김 씨는 이 집 거실에서 발견한 가방 속 지갑에서 3만 원을 슬쩍 빼내는 등 올해 6월까지 모두 27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 5316만 원을 훔쳤다. 그는 많게는 한 번에 300만 원까지 훔치는 대범함도 보였다.

김 씨는 집주인 정 씨의 명품 옷과 구두에도 눈독을 들였다. 그는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두 차례 정 씨의 200만 원짜리 명품 검정 재킷 1벌을 비롯해 100만 원 상당의 명품 구두 1켤레, 각 30만 원짜리 명품 티셔츠 3벌 등 약 400만 원어치를 손에 넣었다. 그는 손에 넣은 이 명품으로 치장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집에 보관해 오기만 했다. 사이즈가 너무 작아 입을 수 없었던 것.

그는 임신한 아내에게 “부산으로 출장을 간다”고 거짓말을 한 뒤 훔친 돈으로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방을 마련해 여자 친구와 함께 생활했다. 대출받은 돈으로 외제차도 마련한 그는 2개월간 운전면허 없이 이 차를 몰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5월 말 집주인 정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11일 김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정 씨의 집은 6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2001년 4월 당시 다른 경비업체 S사 소속 경비원 이모(당시 26세) 씨는 1억5000만 원짜리 외국산 다이아몬드 반지와 현금 57만 원을 이 집에서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일로 정 씨는 용역업체를 바꿨지만 이번에 또 도난을 당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