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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인구 100만 광역도시 ‘메가시티’,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입력 | 2007-06-12 06:49:00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도시 건설을 통해 미래도시 구축 기술을 축적하고 이를 수출해야 합니다.” ‘기계 디자인’ 전문가인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과 ‘건축 디자인’ 전문가인 김진애 대표(도시건축 디자인회사 서울포럼)가 11일 오후 KAIST 총장실에서 미래의 메가시티(인구 100만 명 이상의 광역도시)를 주제로 대담했다.서 총장은 도시구축 기술을 유망 분야로 판단해 미래도시연구소를 최근 개설했다. 1994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1세기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된 김 대표는 산본 신도시와 인사동 길을 설계했다.》

■ 서남표 KAIST총장-김진애 서울포럼 대표 대담

―미래의 메가시티는 어떤 모습이고 어디까지 왔나.

▽김 대표=첨단기술의 발전으로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도시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가고 있다. 두바이의 팜트리 모양 인공섬이나 해저호텔, 우리의 유비쿼터스 도시(U-city)가 사례다.

▽서 총장=앞으로도 경제 문제 때문에 도시로의 이동은 계속될 것 같다. 여기서 빚어지는 교육과 교통,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연에서 배워야 한다.

자연은 규모를 키울 때 똑같은 세포(cell)를 늘려 나간다. 마찬가지로 공해 없는 메가시티를 만들려면 주민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단위(unit)를 늘려 나가야 한다. 그러면 행동반경 감소로 에너지 낭비가 줄어 교통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도시의 모습은….

▽서 총장=서울의 경우 독립적 기능이 없는 지역을 더덕더덕 덧붙이는 방식으로 개발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도시 규모를 늘리기 전에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김 대표=생물학에서 배워야 한다는 점에 동감한다. 나도 동네들이 각자 자급자족이 가능한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의 보스턴이나 로스앤젤레스는 서울과는 달리 그들 도시의 형편에 맞는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행복도시나 혁신도시, 신도시는 기술 측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서 총장=미래도시나 도시시스템 구축 기술을 축적할 시험대(test bed)로 삼아야 한다. 이런 기술은 수출이 가능하고 돈이 된다. 미국은 이미 도시를 대부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오히려 시험 기회가 없다. 과학자들은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세상의 문제는 동시에 풀어야 해결된다. KAIST는 학제 간 연구로 유비쿼터스 도시, 도심 재생, 초고층빌딩, 미래 도심 교통시스템 등에 필요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어 각종 신도시 건설에 기여할 수 있다.

▽김 대표=우리는 이미 알제리, 아랍에미리트의 도시건설에 참여하고 있고 사막화 해결 등 각종 사안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이런 분야의 해외투자 국가로 급부상할 수 있다.

―정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서 총장=각종 신도시 건설에 대학과 연구소 등이 참여해야 한다. 또 이 과정에서 특히 도시설비와 교통, 환경, 에너지 관련 신기술을 적용해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

▽김 대표=공무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너무 많다. 건축과 건설 부문이 발전하려면 규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

▽서 총장=1년 가까이 한국에서 살아보니 정부가 다리를 묶어놓고 뛰라고 다그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규제와 규정이 너무 많으면 혁신(innovation)은 기대할 수 없다. 우리는 혁신으로 먹고 살아야 하지 않나.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