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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로 풀어보는 경제]광고의 기능

입력 | 2007-06-13 03:01:00


■ 문제

시소모(Sisomo)는 스크린 위에서 시각적, 청각적 요소, 그리고 동적 요소가 결합해 강력한 효과를 내는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우리는 휴대전화로 영화를 보고, 해변에서 노트북으로 게임을 즐기며, 경기장 전광판에 비친 스포츠 스타에게 매혹되기도 한다.(중략) 스크린과 소비자 사이에 형성된 감성적 관계는 매장 안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제 소비자들이 감성의 동물이라는 것은 큰 비밀이 아니다. 예를 들면, 브랜드 선택에서 약 80%의 결정이 슈퍼마켓 안에서 이루어진다. 소비자는 적어 온 목록대로 제품을 고르지 않는다. 쇼핑하는 동안 느끼는 감정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광고의 영향은 매우 부정적이다. 유네스코의 한 보고서는 광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다. ‘광고는 성취욕을 부추기고, 경쟁적인 흥분을 야기하며, 조작 수법을 사용하고, 감정에 작용하며, 정보를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사고를 줄이며, 비논리적인 상황을 획책한다. 일반적으로 광고는 남녀노소 모두를 비논리적인 소비자의 역할로 축소시킴으로써 물질적 소비를 미화하는 데 본질적 관심이 있다.’ 아널드 토인비도 광고는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광고는 인간을 최면에 빠뜨리고, 그것에 순종하게 하는 의도를 지닌다”고 혹평했다.

■ 해설

중앙대는 2007학년도 정시 논술고사에서 ‘광고’를 주제로 위와 같은 두 개의 제시문을 제공하고 현대인의 소비 행태에 미치는 광고의 영향에 대해 서술하도록 했다.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어디를 가든, 뭘 하든 상품을 팔려는 기업들의 ‘설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기업의 광고 행위는 독점적 경쟁시장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독점적 경쟁시장이란 한두 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시장과는 달리 다수 기업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매우 유사한 상품을 공급하는 시장을 말한다. 이 시장에서 기업들은 다소 차별화된 상품을 팔기 위해 광고의 유인을 느낀다.

그렇다면 기업의 광고비 지출은 낭비인가? 광고는 어떤 가치를 창조하는가?

광고의 사회적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때때로 경제학자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광고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취하는 사람들은 기업들이 소비자의 취향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광고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광고가 심리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한편에선 광고가 경쟁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상품들이 실제보다 더 차별화되어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차별화되어 있다고 느낄수록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로 하여금 유사한 상품 간의 가격 차에 둔감해지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제품 차별화는 수요를 가격 비탄력적으로 만들고 기업들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반해 광고 옹호론자들은 광고가 소비자에게 정보 전달 기능을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광고는 상품 가격, 새로운 상품의 출현, 소매점의 위치와 같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본다. 소비자는 이런 정보를 활용해 어떤 상품을 구입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광고는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또 광고는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소비자들은 광고를 통해 가격과 상품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됨에 따라 가격과 품질의 차이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각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감소하는 측면도 있다.

실제 광고는 새로운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의 출현을 알리는 매개체 기능을 통해 잠재적 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 경 동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