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00여 가구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구월동 일대가 교통대란으로 몸살을 앓을 겁니다. 결론이 뻔한데도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주공아파트 3개 단지 재건축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각종 교통소통 대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지역은 전국 최대 규모의 재건축 아파트단지로, 8월 초부터 입주가 본격화된다.
98개 동 8934가구인 구월 주공아파트 주민들은 22∼25일 아파트 사전 점검을 한 뒤 8, 9월에 입주한다.
간석 주공맨션아파트(1733가구)는 지난해에 입주했고, 간석 주공아파트(2432가구) 입주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3개 단지에 4만여 명이 몰려들게 되지만 주변 도로 여건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아파트 단지와 맞붙어 있는 도로에 한해 편도 1차로씩을 늘리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재건축조합이 학교와 도로를 건설할 수 있도록 1만3000평을 기부했다. 공사가 끝나면 왕복 6차로인 인천시청∼88체육관 도로(길이 890m)는 왕복 8차로로 넓어지게 된다.
그렇지만 아파트 구간을 지나자마자 왕복 6차로로 줄어들어 병목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 아파트 진입로 곳곳에서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간선도로인 구월로와 남동로의 교통 혼잡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교통영향평가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전제로 이 일대의 2008년 교통서비스 수준이 최하 등급으로 예견됐다. 입주 가구가 기존보다 50%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교통 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다.
이들 3개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교통량(2012년 기준)은 하루 2만7864대로 예측됐다. 아파트 초입인 인천시청 사거리에서의 차량 지체가 230.9초나 됐다. 사거리를 빠져나가는 데만 4분가량 걸린다는 것.
구월주공 재건축 사업이 승인됐던 2003년부터 교통대란 문제가 제기됐다.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이 통상 250%였지만, 주민 민원을 이유로 아파트 재건축에 한해 350%를 적용하면서 구월 주공아파트단지 입주 가구가 늘어난 게 원인이다.
인천시와 경찰은 아파트단지 일대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신호체계 연동화,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버스전용차로 확대, 대중교통 우선 차로제 도입 등이다.
또 조만간 착공할 지하철2호선 노선이 아파트단지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인천시청∼88체육관을 지나도록 했다.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2개 역이 생길 예정이다.
시는 아파트단지와 이어지는 간선도로인 구월 중앙로와 간석길 간선도로를 확장하고 길병원 사거리, 간석 사거리, 작은 구월 사거리 입체화(고가 또는 지하차도)를 검토하고 있다. 이같이 교통기반시설이 확충되더라도 주변 도로용량에 한계가 있고, 입체화 시설은 혼잡지점을 인근 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천시 김종한 교통운영팀장은 “각종 교통소통 대책이 거론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며 “입주가 이뤄진 뒤 현실적인 대안을 더 찾아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월주공재건축조합 측은 “용지를 기부하는 등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며 “아파트 입주로 세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시와 구청이 교통소통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