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제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닙니다. 고(高)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곳입니다.”
세계 최대 실리콘업체 다우코닝의 데렉 오몰리키스(52·사진) 부회장은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강연 후 본보 기자와 만나 “한국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 등 한국 기업 제품의 품질은 일본 제품보다 낫습니다. 한국은 이제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 중심의 경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는 한국다우코닝의 충북 진천공장을 예로 들었다. 세계의 다우코닝 공장 가운데 최고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효율적인 공장이라는 것이다.
오몰리키스 부회장은 “한국인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며 창의적이기 때문에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한국인 직원의 10%가 해외에서 일하고 있으며 22%는 한국에서 해외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임원 22명 가운데 한국 등 아시아계 임원이 현재는 없지만 2009년까지 4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우코팅의 변화관리를 ‘마차론’으로 설명했다. 다우코닝은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일과 삶의 조화’라는 개념을 응용한 ‘일과 삶의 효율성’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열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도 한 마리만 거꾸로 달리면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와 혁신을 향해 조직 전체가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직원들이 어디서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탄력근무제, 재택근무 등을 도입한 뒤 생산성이 높아지고 동종 업계 평균보다 훨씬 낮은 이직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도 했다.
“한국 기업도 핵심역량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럽 미국에서 통할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 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람과 비즈니스를 분리해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이 비즈니스의 성공과 직결된다는 전략적 인식이 필요합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