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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교사 모셔 와 무너진 공교육 뜯어고칠 것”

입력 | 2007-06-14 03:08:00

미국 워싱턴 교육감에 임명된 재미교포 2세 미셸 리 씨가 12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 대표 출신인 리 씨는 앞으로 워싱턴 내 146개 공립학교의 운영을 지휘, 감독하게 된다. 워싱턴=연합뉴스


美 워싱턴시 새 교육감 임명된 한국계 미셸 리 씨

고교생 중퇴율 60%가 말해주듯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공교육은 최악의 상황을 맞은 지 오래다.

이런 워싱턴의 공립학교 되살리기 과제를 떠안은 새 교육감에 한국계 2세 미셸 리(이양희·37·여) 씨가 12일 임명됐다. 흑인 거주자 비율이 70%에 가까운 워싱턴에서 비(非)흑인 교육감이 탄생한 것은 40여 년 만의 일이다.

그는 임명 직후인 이날 오전 워싱턴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이드리언 펜티 워싱턴 시장은 “30명의 후보 가운데 리 교육감을 골랐다. ‘변화 전도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리 교육감은 “나는 느릿느릿한 변화를 기다릴 만큼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며 ‘혁명적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워싱턴의 교육은 ‘수준 이하’라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다”면서 “모든 어린이가 동등한 교육 기회를 누리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깨달아 가면서 학습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3년간 지낸 것이 공교육 조직 경험의 전부인 그를 보는 워싱턴 언론의 보도에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뒤섞여 있다.

지역신문인 이그재미너는 13일자에서 “새 교육감은 연간 예산 10억 달러(약 9300억 원)에 직원이 1만2000명인 워싱턴 공교육 조직과 같은 거대 조직을 경영해 본 경험이 없다”고 썼다.

미시간 주에서 태어났고 코넬대 학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사인 리 교육감은 최근까지 뉴욕의 비영리조직인 ‘새 교사 영입프로젝트’의 대표를 맡아 저소득층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대도시에서 부족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교사자격증이 없지만 우수한 ‘외부 전문가’를 발굴해 공교육을 살리는 일을 해 왔다.

그는 “역시 좋은 교육의 출발점은 우수한 선생님”이라며 “무너진 워싱턴 공립학교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선생님을 모시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리비아(8)와 스타(5) 두 딸을 뒀고 변호사인 남편 케빈 허프먼 씨도 교육 분야 비영리단체인 ‘티치 포 아메리카’에서 일하고 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