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에 한 시대를 풍미한 명문 구단이 있었다.
보스턴 셀틱스는 1959년부터 1965년까지 7연패를 달성했으며 1980년대에는 LA레이커스가 5차례나 정상에 섰다. 1990년대는 시카고 불스가 ‘해가 지지 않는 왕국’으로 불렸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을 앞세운 시카고는 1991∼1993년, 1996∼1998년에 걸쳐 3연패를 두 차례나 했다.
이제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이런 명가의 계보를 이을 기세다.
샌안토니오는 13일 원정경기로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NBA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75-72로 이겼다. 홈 1, 2차전을 모두 잡은 데 이어 3연승을 질주하며 남은 4경기에서 단 1승만 추가하면 1999년 첫 우승 후 통산 4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게 된다. 보스턴, LA레이커스, 시카고에 이어 NBA 역사상 4번째로 4회 이상의 우승을 기록하게 되는 것.
이날 양 팀은 저조한 공격력을 보인 끝에 두 팀 총득점이 147점에 그쳐 1955년 시러큐스와 포트웨인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나온 145점 이후 NBA 사상 두 번째 최소 총득점에 머물렀다.
4차전은 15일 벌어진다.
샌안토니오는 경기 막판 클리블랜드 르브론 제임스(25득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에게 레이업슛을 허용해 1점 차까지 바짝 쫓겼지만 마누 지노빌리가 경기 종료 5초 전 자유투로 2점을 넣어 승리를 결정지었다.
제임스가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노린 3점슛에 실패한 클리블랜드는 팀 창단 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진출한 챔피언결정전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