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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측 "이명박 전 시장 평상심 찾아야"

입력 | 2007-06-14 11:34:00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은 14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검증 공세에 격한 반응을 보인데 대해 표면적으로는 직접 반응을 삼갔고, 이 전 시장을 향한 새로운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는 입을 다물었다.

청와대, 범여권 대 이 전 시장간 공방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조심스런 행보가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언론을 통해 새롭게 제기된 이 전 시장의 충북 옥천군 임야 매매 의혹 등에 대해서도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이 전 시장쪽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입장을 낼 것도 없다. 언론과 당 검증위 등의 검증에 맡기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직접 '앞으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면서 "이 전 시장 문제에 우리가 입장을 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캠프 내부의 분위기는 좀 달랐다. "한 평도 아니고 수십 만 평이 무슨 얘기냐", "다행이다. 본선에 올라가서 그런 얘기를 처음 들었으면 어떻게 했겠느냐"면서 은근히 검증 공방에서 우위에 서 있음을 자신했다.

특히 박 전 대표 내부에서는 전날 이 전 시장의 격한 언급이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데 따른 초조감의 반영이라는 시각을 드러내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전 시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그런 난폭하고 사악한 표현을 일삼는 정치공학적인 태도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국민을 향해 제기된 의혹을 친절히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 전 시장은 국민을 향해 독설 할 권리가 없다. 대실책을 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을 향해 원망섞인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평생을 목숨걸고 민주주의를 지킨 YS나 DJ, 함석헌 정도가 될까 MB(이 전 시장)는 자격이 없다. 살아 온 종적에서 그런 권리가 있느냐"면서 "그런 말을 하도록 한 참모도 그러지 말아야 한다. 이 전 시장도 평상심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에 대해 새로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히 해명하는 것이 여권의 정치공작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철저한 검증'을 압박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누가 저지른 네거티브라니 음모라니 하면서 해명은 하지 않고, 화만 내면 정치공작에 당하게 돼 있다. 있는 사실을 들춰내는 경우에는 사실 관계에 대해 재빨리, 정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 그래야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훈수했다.

박 전 대표측은 정수장학회에 이어 박 전 대표가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영남대 관련 의혹이 제기된데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이라면서 의미를 일축했다.

박 전 대표측은 영남대 전신인 청구대학의 이사장이었던 전기수 씨의 4남 재용 씨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영남대 이사장 및 이사 시절 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이미 88년 국정감사 등에서 다뤄진 오래된 레코드판을 튼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의혹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혜훈 캠프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사학재단 비리에 대해 사주하고 묵인했다고 하는데 그런 의혹을 제기하려면 근거를 명확히 대야 한다"면서 "그런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데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한테는 할 것이 없으니까 매번 나오는 같은 메뉴를 들고 나온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