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전신 청구대학의 이사장이었던 전기수 씨의 4남 재용(성형외과 의사) 씨는 14일 서울 논현동 자신의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영남대 이사장 및 이사 시절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전 씨가 주장한 내용들은 대부분 지난 88년 영남대 국정감사 당시 밝혀진 내용으로, 전 씨는 기자회견 직후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회에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하기로 했다.
전 씨는 "박 전 대표가 1980년 29살의 나이에 오로지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구대와 청구대 강제통합(68년)으로 탄생한 영남대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온갖 비리를 자행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역사의 심판과 국민의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친분이 있는 고(故) 최태민 목사의 친인척들을 요직에 앉혀 재단과 대학을 사기업화했다"면서 "영남대를 좌지우지했던 측근 4인방이 앞장서 재단소유 부동산(34건) 처분, 불법자금 편취, 공금횡령, 부정입학, 공사대금 유용, 회계장부 조작, 판공비 사적용도 사용 등 사학재단의 전형적 비리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정감사 자료와 당시 영남대 교수협의회 조사자료를 근거로 "박 전 대표 이사 재직 시절 재단직원 자녀 2명을 포함해 총 29명이 1인당 2000만 원을 내고 부정입학했다"면서 "86년 영남대 재단 산하 영남의료원 병원장의 해외출장비 286만9000원이 박 전 대표 동생 지만 씨의 항공료로 지급되고, 87년에는 기념관 건립기금 811만9000원이 박 전 대표의 학위취득과 관련해 문화대학 기부금으로 지출되는 등 판공비를 편법처리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이런 각종 비리로 인해 영남대는 사학재단 초유의 국정감사를 받게 됐고, 박 전 대표와 그 하수인들은 재단에서 쫓겨났으나 지금까지 누구 하나 법적, 도덕적으로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면서 "사학재단조차 운영할 능력이 없고 측근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박 전 대표가 과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씨는 이날 "박 전 대표가 '장물'과 같은 대학을 물려받았다, 측근들이 대학에서 '도둑질'을 했다"는 등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기도 했으며 한나라당 검증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박 전 대표같은 부적격한 사람을 불합격시켜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이나 범여권과 사전 교감을 묻는 질문에 "어떤 교감도 없었고 오늘은 분기탱천해서 하는 일이다. 박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나오지 않았다면 내가 이런 일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이날 고(故) 이은상 전 영남대 교수가 당시 이후락 비서실장에게 보냈다는 3장 짜리 친필편지 사본을 공개하며 "이 씨가 이 전 실장에게 편지로 대학 강제편입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는 부탁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캠프 이혜훈 대변인은 "박 전대표가 사학재단 비리에 대해 사주하고 묵인했다고 하는데 그런 의혹을 제기하려면 근거를 명확히 대야 한다"면서 "그 같은 근거없이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데 대해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