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파행때 기자 발묶어 8시간 연락두절
‘정상회담 촉구 발언’ 비디오 멋대로 삭제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3박 4일간 열린 6·15 공동선언 7주년 행사에선 북한 측의 방해로 남측 공동취재단과 서울 프레스센터 간의 연락이 두절되고 기사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북측은 행사 이틀째인 15일 낮 12시 반경 민족단합대회를 취재한 남측 공동취재단이 기사 및 보도용 화면 송출을 위해 양각도 호텔의 프레스센터로 이동하려 하자 취재차량 제공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공동취재단은 북측이 취재차량을 제공한 오후 8시 40분경까지 약 8시간 동안 남측과 연락이 완전히 두절됐다. 공동취재단은 이날 북측이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을 주석단(귀빈석)에 앉힐 수 없다고 주장해 민족단합대회 본행사가 무산된 상황에 관한 기사와 화면을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남측에 송출할 예정이었다.
남측에선 북측으로 직접 전화를 걸 수 없기 때문에 서울의 프레스센터에서 대기하던 통일부 기자들은 북측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북측의 취재 방해는 14일에도 있었다. 이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만찬 건배사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자 북측은 공동취재단에 보도 자제를 요청한 뒤 오후 9시경 보도용 화면을 남측으로 송출하는 과정에서 정 전 장관의 발언 부분을 임의로 삭제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반경 개막식 촬영 화면을 송출하려는 남측 기자에게 사전검열을 요구하며 “우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려면 서울로 돌아가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