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조의금 대신 마음만 받을게요. 지금도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두산의 외국인 투수 리오스(35)가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감격했다. 그러나 조의금은 정중하게 거절하기로 했다. 한국 생활 6년째인 리오스는 뛰어난 실력과 깔끔한 매너로 두루두루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 KIA 시절 그의 털털한 모습에 반한 팬들은 ‘이오수’란 한국식 이름을 붙여 주기도 했다.
지난주 부친상을 당한 그는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가 장례식을 마치고 15일 밤늦게 귀국했다. 22시간에 걸친 장거리 비행 후에 곧바로 등판을 자청한 그는 16일 SK와의 경기에서 1-0 완봉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혼신을 다한 그의 투구에 감동한 한 20대 여성 팬은 두산 홈페이지 게시판 ‘곰들의 대화’에서 ‘1인 1만 원 이하 조의금 모금’ 운동을 벌였고, 17일까지 53명의 팬이 참가해 52만 원을 모았다. 팬들은 22일 홈경기에 앞서 조의금을 전달할 예정이지만 리오스는 이를 사양하고 있다.
리오스는 10일 미국으로 떠나기 전 코칭스태프와 상조회의 조의금도 처음엔 거절했다가 “우리는 한가족”이라는 말에 마음을 바꾼 바 있다. 반면 리오스는 작년 김광수 수석코치의 조모상 때 5만 원을 조의금으로 내기도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