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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차범석 타계 1주기 ‘산불’ 다시 타오른다

입력 | 2007-06-20 03:08:00


‘산불’이 다시 타오른다.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故) 차범석 선생의 ‘산불’이 연극과 뮤지컬로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6·25전쟁 후 과부들만 남은 어느 산촌에 숨어든 빨치산 규복과 두 여인 점례와 사월이가 몰래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 임영웅 연출 연극 ‘산불’

국립극단은 2년 전 대사 하나 빼지 않은 ‘완본판 산불’을 공연했다. 차범석 선생이 연출가 임영웅 씨와 35년 만에 다시 만나 무대에 올린 이 ‘산불’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본 ‘산불’이었다. 국립극단은 고인의 1주기를 맞아 임 씨와 다시 이 작품을 공연한다. 22∼29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을 마친 뒤 다음 달 22일 고인의 고향인 전남 목포로 내려가 공연한다. 2년 전 공연과 큰 틀은 같지만 규복 역에 이상직이 캐스팅 되는 등 일부 배역이 달라졌다.

주인공 점례와 사월이는 국립극단 배우인 곽명화와 계미경이 각각 맡았다. 양씨 부인 역은 강부자가 다시 맡는다. 02-2280-4115

○ 도르프만 각색 뮤지컬 ‘댄싱 섀도우’

‘산불’을 뼈대로 삼아 세계적인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뮤지컬로 각색했고 에릭 울프슨이 음악을 맡았다. ‘호화 스태프’ 덕분에 기획 단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도르프만은 보편성을 위해 한국의 지명이나 시대 상황을 모두 탈색했다. 공간적 배경은 ‘콘스탄자’. ‘디 아더 사이드’ 등 도르프만의 전작에서도 종종 등장했던 가상의 마을이다. 남북 간의 이데올로기 대립은 뮤지컬에서는 태양군과 달군의 대립이라는 좀 더 우화적인 설정으로 바뀌었다. 달군의 탈주병 솔로몬을 둘러싼 두 여인 나쉬탈라와 신다의 삼각관계 구도는 그대로다. 파국으로 치닫는 원작과 달리 뮤지컬은 희망을 암시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김성녀 배해선 김보경 등 주연. 7월 8일∼8월 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1588-789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