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국 68개국, 참가 인원 4000명, 대회 기간 10일. 겉으로 봐도 웬만한 국제경기대회와 맞먹는 매머드급 규모다. 4년마다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ICM)’다. 2014년에 열리는 ICM 유치전에 한국이 나섰다.
ICM은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 분야의 학술대회로는 가장 크다. 참가자를 포함한 방문객이 1만 명을 웃돈다. 특히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주최국의 원수가 직접 수여하는 등 수학 선진국들은 자국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아 왔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ICM 유치위원회 출범식에서 대한수학회 김도한(서울대 교수) 회장은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한국의 논문 수가 10년간 2배 이상 늘고 그만큼 위상도 높아졌다”며 “한국 유치 의사를 국제수학연맹(IMU)에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치 의사를 먼저 밝힌 캐나다, 브라질과 함께 개최국을 최종 결정하는 2009년 5월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유치위원회는 서울, 부산, 제주, 대구 등 후보도시 4곳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여 2008년 11월 말 IMU에 최종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2014년 개최국 선정을 놓고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강력한 경쟁국 브라질은 자국 출신 전임 IMU 회장을 내세워 ICM 집행위원회를 압박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월등히 앞선 논문 수를 내세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치위원장을 맡은 박형주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개발도상국들의 표를 모으고, 최근 수학 연구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을 부각하면 승산이 있다”며 “ICM에 앞서 열리는 IMU 사무총회까지 고려하면 학술적 경제적 유치 효과는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