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무고시에서 여성이 초강세를 보였다.
중앙인사위원회가 28일 발표한 외시 최종합격자 31명 중 여성이 21명으로 67.7%를 기록했다. 수석 합격 역시 여성인 안혜신(24·서울대 영문과 4년) 씨가 차지했다.
최근 여성 합격자 비율은 매년 35% 안팎이었고 2005년 처음으로 절반을 넘는 52.6%를 기록하는 남녀 간 역전 현상이 나타났으나 올해는 여성이 남성 합격자를 압도했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외시의 여성 강세 현상에 대해 “여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외국어 과목의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외시 2차 과목은 국제정치학과 국제법 경제학 영어 제2외국어로 구성돼 있다. 또 최근 우수한 여성 인력의 외교관 지망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응시자 1324명 중 757명(57.2%)이 여성이었다.
안 씨도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여성에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외시에 도전하려는 여학생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여성 합격자가 늘어나면서 합격자 평균 연령도 지난해 26.1세에서 25.2세로 낮아졌다. 1차 시험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공직적격성평가(PSAT)이고 취업난으로 고시 준비를 일찍 시작하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 씨는 “대학 1학년 때부터 고시 준비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지방대 출신을 우대하는 지방인재채용목표제가 실시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의 여성 1명이 이 제도의 혜택으로 합격자에 포함됐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