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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같은 공장… “일할 맛 납니다”

입력 | 2007-07-02 03:02:00

직원 167명의 중소기업 헤스본은 8개월간의 환경 컨설팅에 따른 자원 재활용으로 비용절감, 작업환경 개선, 오염물질 배출 감소 등을 이뤄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해 직원들이 직접 제작해 공장 곳곳에 비치한 분리수거용 쓰레기통. 당진=김상훈 기자


《충남 당진군의 자동차 정비용 리프트 제조업체인 헤스본 공장에 들어서면 소나무와 은행나무, 해바라기가 어우러진 작은 정원이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다. 공장 울타리에는 빨간 덩굴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공장 내부도 먼지 하나 없이 깔끔했다. 하지만 8개월 전의 공장 모습은 달랐다. 공장 뒤편에는 집진설비의 먼지 자루와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바닷바람이 불면 먼지가 공장 주변에 흩날렸고 비가 오면 오염수가 흘러나왔다. 지저분했던 공장이 ‘공원’처럼 바뀐 것은 환경경영 덕분이었다.》

○ 친환경이 경쟁력

지난해 10월 대한상공회의소와 HSBC은행은 7개 중소기업에 환경경영 컨설팅을 무료로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헤스본은 이 사업의 시범사업장이었다.

사업 초기 헤스본은 환경 관리에 쩔쩔매는 상황이었다. 품질경영팀 김진생 팀장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무료 컨설팅은 그런 노하우를 알려줬다. 환경컨설팅업체 ISM에코베이션의 연성모 사장은 공장을 여러 차례 방문해 “고철은 고물상에 보내는 대신 규격에 맞춰 재활용하고, 유해먼지 자루는 별도의 보관소에 보관하며,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설비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알고 보니 그동안 고물상으로 보내던 고철 가운데 5%는 간단한 설비와 작업장만 있으면 재활용이 가능했다. 이렇게 8개월 동안 240t의 고철을 재활용하니 1000만 원의 철강 구입비가 절약됐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해 빨간색(일반폐기물), 파란색(비닐류), 노란색(종이류)의 쓰레기통도 각각 만들어 공장 곳곳에 비치했다.

○ 중소기업도 환경경영 가능

환경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기업의 환경경영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환경경영은 아직 막연한 목표일 뿐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56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환경관리 전담조직을 갖춘 중소기업은 3.2%에 불과했다. 43%의 기업은 아예 환경관리 인력이 한 명도 없었다.

대한상의와 HSBC은행의 시범사업도 처음에는 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 시작 직후 3개 회사가 사업을 포기했다. 기업 체질을 바꾸기보다는 현금 지원 등 단기 성과에 관심이 있어 일종의 교육 활동인 이 시범사업에 실망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7개 기업은 이 기회를 통해 저마다 성과를 얻었다.

시범사업장 가운데 에스엠전자는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수도 전기 절약 설비를 마련해 연 2000만 원의 비용을 줄였다. 종이상자 제조업체 서림하이팩도 파지를 5% 더 재활용하는 노하우를 얻어 연 2240만 원을 아끼게 됐다.

당진=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