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캄보디아 여객기 추락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유족과 조문객들이 고 조종옥 KBS 기자의 아내와 두 아들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둘 다 가 버리면 막내는 어떻게 하라고…. 종옥아… 현숙아….”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5분경 캄보디아 여객기 추락사고로 숨진 13명의 희생자 시신이 도착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고 조종옥(36) KBS 기자의 어머니인 박정숙 씨는 앰뷸런스에서 아들 며느리 손자의 관이 운구되자 이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조 기자의 아버지 조한기 씨와 장인 윤창도 씨도 한국에서 마중 나온 다른 유가족들과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흘렸다.
다른 희생자의 유가족들도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가족의 관이 운구되는 모습에 오열했고 일부는 관을 부둥켜안은 채 울부짖었다.
낮 12시 10분경 장례식장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유가족 대표 6명을 시작으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고 이정민(16·여) 준기(15) 남매가 재학했던 충북 음성의 기독교계 대안학교 글로벌비전 크리스천스쿨 학생 30여 명은 교복 차림으로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어색한 손동작으로 친구의 영정 앞에 향을 피우고 국화를 바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민 양의 단짝친구였다는 이민진(16) 양은 “아직도 해외여행 갔던 정민이가 돌아올 것만 같다. 너무 갑작스럽게 친구가 가서 더 잘해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울먹거렸다.
현지 가이드였던 박진완(34) 씨 빈소에는 오후 1시 반경 박 씨가 생전에 활동했던 다일공동체의 ‘밥퍼 목사’ 최일도 목사가 찾았다.
최 목사는 추모 예배 뒤 눈물을 글썽이며 “진완이를 무척 아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여야 대선주자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오후 1시경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시작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빈소를 찾았다.
조 기자와 친분이 있었던 이택순 경찰청장도 오후 8시 10분경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1일에는 오전 9시 30분경 이해찬 전 국무총리,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김한길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조문을 왔다.
한편 유가족 대표와 하나투어 및 추락 여객기 소속 항공사인 PMT항공 측은 30일과 1일 장례 일정과 보상 문제를 협의했지만 견해차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일 오후 장례 일정과 보상 문제를 다시 협의할 예정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