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선고 직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회장은 2일 오전 10시 서울 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철환 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긴장한 얼굴로 푸른색 반소매 수의를 입고 나와 방청석에 앉은 한화 관계자들에게 간단히 목례한 뒤 피고인석에 섰다.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선고 결과를 기다리던 김 회장은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되자 얼굴이 일순간 굳었고 변호인단을 향해 못마땅한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말하려 하다가 대기실로 향했다.
200여명이 자리한 방청석에는 한화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김 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선고 초반부터 김 판사가 "공사장에서 피해자를 쇠 파이프로 때리고 전기 충격기로 위협한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며 "사회적 지위와 재력, 회사의 조직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자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김 회장은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약 20분간의 선고를 경청했으나 지난달 20일 속행공판에서 웃음 띈 얼굴로 방청석의 한화 관계자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기도 했던 모습과는 달리 침통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섰고 한화 관계자들 역시 당혹스러운 얼굴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5월11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재벌총수로서는 처음으로 유치장 신세를 졌던 김 회장은 6일만에 검찰에 송치된 후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고 되레 구속수사 기간이 열흘 연장됐다.
김 회장은 기소된 후 일주일만에 보석을 청구해 석방의 기회를 노렸고 공판 중에도 변호인단을 통해 한화그룹 해외사업의 차질 방지를 위해 번번이 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보석 청구마저 기각당하고 결국 실형을 선고받아 '보복폭행'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됐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