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도 부드러울 수 있다.’
정통 오프로드 자동차 브랜드로 유명한 지프가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컴패스(사진)를 내놨다.
오프로드용 SUV는 험한 산악 길을 버텨내도록 단단하게 설계됐기 때문에 대부분 운전감이 거칠지만 도심형인 컴패스는 세단형 승용차 감각으로 만들어 승차감과 주행성능이 부드럽다.
디자인도 지프 특유의 박스형에서 벗어나 모서리가 부드럽게 처리돼 귀여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전면 그릴 부분과 동그란 전조등은 전통을 이어가 멀리서 봐도 지프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심장은 현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공동 개발한 직렬 4기통 2400cc ‘월드엔진’이 들어가 있다.
최고출력은 172마력인데 가속성능은 2000cc급 승용차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SUV여서 승용차에 비해 차체가 무겁고 공기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속 160km까지는 무리 없이 가속이 가능했다.
단계 없이 연속적으로 변속이 이뤄지는 무단자동변속기(CVT)가 적용돼 변속충격이 전혀 없는 것도 특징이다. 다만 수동으로 조작을 하면 6단계로 변속을 할 수 있다.
항시 4륜구동(AWD)이면서도 가속할 때 뻑뻑한 느낌이 크지 않은 점도 괜찮았다.
핸들링은 적당한 편이다. 일부 SUV처럼 심하게 휘청거리지 않아 차로를 변경할 때나 커브 길을 돌아나갈 때 불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반적인 정숙성은 평균 수준이다. 급가속만 하지 않는다면 엔진음은 조용하지만 타이어가 구르는 소리인 노면소음은 약간 큰 편이다.
실내는 미국차답게 단순하다. 한국이나 일본차처럼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맛이 없고 약간은 투박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투박함이 지프의 멋일 수도 있다.
오디오시스템은 소리가 괜찮은 편이고 사이드 커튼 에어백과 전자식 주행안정프로그램(ESP), 전복방지시스템 등 안전장치도 골고루 갖춰져 있다. 가격은 2990만 원.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