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10만여 명의 유동인구가 오가는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의 4번 출구가 한 달여 동안 폐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서울지하철 운영업체 직원의 비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 지하철 1∼4호선 운영업체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 회사 장모(40) 대리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바로 옆에 상가를 건설 중인 M사에서 올해 1월 “설계안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M사는 지난해 10월 서울대입구역∼상가 연결 통로를 건설하던 중 직경 1200mm짜리 상수도관이 나타나자 설계를 바꿔 상수도관 밑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놓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통신케이블이 나타났고 설계를 또 바꾸려면 공사비 10억 원이 추가로 필요했다.
그러자 M건설은 4번 출구를 폐쇄하고 엘리베이터를 놓도록 설계안을 다시 변경해 서울메트로 측에 허가를 요청했고 책임자인 장 대리는 허위 공문을 보내 공사를 진행시켰다. M사는 즉시 4번 출구를 막고 공사를 시작해 40%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서울메트로 측은 “4번 출구를 왜 갑자기 없앴느냐”는 관악구청의 확인 요청을 받기 전까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방배경찰서에 수사 의뢰한 결과 장 대리가 허위 공문을 보낸 대가로 감리업체 C사에서 2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달 18일 뒤늦게 징계위원회를 열고 그를 파면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