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 가입한 동유럽권 국가들이 저마다 독특한 경쟁력으로 EU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프랑스 르 피가로가 최근 보도했다.
헝가리는 의료 관광으로 확고한 명성을 얻었다. 불가리아는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EU에 제공하며, 에스토니아는 하이테크의 나라로, 체코는 엘리트 대학교육의 나라로, 루마니아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각각 자국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헝가리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뿐만 아니라 멀리 미국에서까지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오스트리아 국경 지역에 치과병원을 연 의사가 1400명이 넘을 정도로 성황이다. 임플란트에 드는 비용이 다른 유럽 지역에 비해 60%나 저렴하다. 헝가리 치과대학의 높은 수준은 예전부터 유럽에 잘 알려졌다.
불가리아는 수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 각 분야의 연구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과학 교육을 실시한다. EU의 과학 프로그램에도 재능을 인정받는 수많은 불가리아 연구자가 참여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앞서 가는 하이테크의 나라다. 인터넷 행정서비스 이용도가 유럽 평균 25%보다 훨씬 높은 61%에 이른다. 거의 모든 선거가 전자투표로 이뤄진다. 무선 통신도 발달해 주차 요금도 휴대전화로 낼 수 있다.
체코에는 종합대학 24개와 단과대학 117개가 있고 대학생 수도 지난 10년간 60%나 늘어 25만 명이 됐다. 동유럽권 붕괴 전 한 나라였던 슬로바키아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에서까지 유학생을 끌어들일 정도로 고등교육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루마니아에서 1989년 반(反)차우세스쿠 시위가 처음 일어났던 티미쇼아라 시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뮌헨 슈투트가르트와 직항으로 연결되는 항공 노선을 갖고 있다. 유럽의 10여 개 수도가 모두 500km 안에 있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다뉴브 강은 라인 강을 거쳐 북해까지 수운(水運)으로 연결된다. 이미 외국 기업 6600개가 루마니아에 자리를 잡았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