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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계에선]법원결정 환영 속 ‘미운털’ 걱정

입력 | 2007-07-12 03:00:00


“공공기관에 잘못 보이면 안 되는데…”

○…서울지하철 5∼8호선 148개 역사(驛舍)를 개발하는 ‘S-비즈’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발주처인 서울도시철도공사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당했던 GS리테일이 최근 나온 법원 결정으로 고무된 분위기. 도시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과 ‘재공모 추진 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사업권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본보 11일자 A12면 참조).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곤란해진 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가 앞으로 GS리테일을 각종 입찰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와. GS 관계자는 “마냥 좋아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공공기관에 잘못 보였다가 낭패를 본 기업이 많기 때문에 향후 대응방식은 더욱 조심스러워질 것”이라고 언급.

가입자 100만 돌파 기자간담회도 ‘쇼’답게

○…‘쇼(Show)를 하라’는 파격적인 구호를 내세워 화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최근 100만 명을 돌파한 KTF가 9일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형식 파격’을 시도해 화제.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그라우 갤러리’에서 열린 이 간담회는 참석자들이 의자 없이 서서 설명을 듣는 스탠딩 행사로 진행됐고, 벽면에 ‘쇼’ 관련 보도사진을 내걸어 미술전시회 분위기를 연출.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 사이에는 “새로운 시도가 ‘쇼’를 하는 KTF 답다”는 호평과 “‘쇼’에 치중하느라 간담회의 본질인 충분한 질의응답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교차.

저소득층 지원 맡은 국세청 “새 업무 낯설지만…”

○…국세청은 근로장려세제(EITC) 주무 기관이 되자 한편으로는 반가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새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고심하는 분위기. 이번 조치로 국세청에 근로소득지원국이 신설되고 직원 1992명이 증원됨에 따라 국장급 1명, 서기관(4급) 3명, 사무관(5급) 117명의 자리가 새로 생겨 만성적인 인사 적체 해소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 하지만 저소득층 30만 명 이상의 소득을 일일이 확인하고 지원금을 책정하는 업무가 만만치 않아 자칫 실패한 복지행정의 사례로 기록될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 한 관계자는 “국세청은 그동안 돈을 걷기만 했지 지급해 본 적은 없어 새 업무가 낯선 게 사실”이라고 토로.

건설단체聯, 규제 때문에 ‘독거노인 주택기증’ 축소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현실과 동떨어진 건축업 규제로 사회공헌 활동까지 발목이 잡혔다고 불만. ‘건설 60주년’을 맞아 연합회는 회원사들의 성금으로 경기 용인시 김량장동에 주택 30여 채를 지어 불우한 독거노인들에게 무상 기증하기로 결정. 하지만 사회공헌단체로 인가를 받지 않은 단체가 주택 20채 이상을 지으려면 주택법에 따라 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는 벽에 부닥친 것. 독거노인을 위한 공간이니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용인시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올 11월 17채만 짓기로 했다고. 연합회 측은 “좋은 일 한번 해 보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트집을 잡는 건축 관련 규제의 실상만 확인했다”며 떨떠름한 표정.

“규제 늘리던 정권, 임기말에 규제개혁 하겠다고…”

○…정부가 현 정권이 끝나가는 시점에 재계에 규제개혁 방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월 중순 한덕수 국무총리가 재계 차원의 획기적인 규제개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함에 따라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중심으로 5000여 개의 규제를 검토 중. 전경련은 개선하거나 폐지해야 할 규제를 9월 말까지 정부에 제출할 예정인데 정부가 이를 다시 검토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현 정권에서의 규제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 재계 관계자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재계의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숙제를 던진 것 아니겠느냐”며 “지금까지 규제만 늘려오던 정부가 정권 말에 규제개혁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좀 어색하다”고 일침.

“기자실 폐쇄하면 정책홍보 어떻게…”

○…요즘 정보통신부 간부들이 출입기자를 만나면 “앞으로는 만나기 힘들겠다”며 ‘석별의 정’을 미리 나누는 경우가 많아 눈길. 청와대가 기사송고실과 브리핑룸 통폐합 조치를 강행할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다음 달 초 정통부 기자실이 폐쇄될 예정이기 때문. 노준형 정통부 장관은 다음 달 8일경 출입기자들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최후의 만찬’을 할 예정이라고. 한편 정통부의 홍보 실무자들은 “기자들을 만나기 힘들어지면 정책 홍보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푸념.

정통부-통신위 결정 앞둔 KT ‘불면의 밤’

○…KT 관계자들은 핵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통부의 결정이 7, 8월 중에 잇달아 내려질 예정이어서 “한여름에 ‘불면의 밤’을 보내게 됐다”며 한숨. 정통부는 KT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지배적 사업자인지를 이달 안에 재평가할 예정. 지배적 사업자를 벗어나지 못하면 요금을 내릴 때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등 규제가 계속되기 때문에 KT 측은 정통부 기류에 촉각. KT가 KTF의 휴대전화 가입자를 대신 모집해 주는 ‘재판매사업’에서 부당 영업을 한 혐의에 대한 통신위원회의 심의도 KT가 신경을 쓰는 현안이라고. 통신위의 결정은 당초 9일 나올 예정이었지만 다음 달 20일로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