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구단에서도 이승엽의 부상을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들지 않았나 싶다. ”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MBC 허구연 해설위원이 “이승엽 2군 강등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부상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12일 이승엽의 2군행 소식이 알려진 뒤 일본 언론들은 그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았다. 특히 ‘스포츠닛폰’지는 “이승엽의 패기 없는 나태한 플레이가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 이승엽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봐 온 허구연 위원은 “이승엽의 스윙을 보면 부상이 간단치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허 위원은 보는 이승엽의 부상 부위는 크게 좌측 손과 어깨. 허 위원에 따르면 이승엽이 이 두 부위에 통증을 안고 타석에 들어서다 보니 정상적인 스윙이 불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위원은 “왼쪽 손과 어깨가 아파 근래에는 한 팔로만 타격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또한 공을 때리는 순간에 덮어 쓰는 스윙을 하지 못하다 보니 좋은 타구가 나오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전에 보니 손가락에 울림을 방지하는 고무링을 차고 타석에 나왔더라. 타격 시에 손이 울리는 현상이 여전한 모양”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투를 받아쳐도 담장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이 이토록 심각했다면 왜 요미우리의 하라 감독은 승엽을 계속 라인업에 올렸는지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허구연 위원은 “4번 타자라는 상징성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허 위원은 “시즌 초반부터 이승엽은 4번타자였다. 이승엽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음을 요미우리 코칭스텝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계속 뛰겠다는 이승엽의 의사가 완강해 그의 의사를 존중해 왔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젠 정상적인 타격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니 하라 감독도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후 24일 요코하마와의 후반기 첫 경기부터 1군에 복귀할 것으로 내다본 허 위원은 “열흘 정도 시간이 남았다. 부상 치료도 하고 충분히 몸을 만들 여유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바 롯데 시절부터 이승엽에게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김성근 SK감독은 “승엽이가 개인적으로 힘들고 억울하기도 하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루 빨리 충격에서 벗어나 재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출처=요미우리 홈페이지)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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