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오만 근해를 항해하다 선박 내부에 물이 들어차 침몰한 우리나라 국적 화물선에서 사고 발생 3일전 이미 침수가 감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주 오만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께 중동 오만 근해 무스카트 동방 94마일 해상을 항해하던 중 화물창이 침수돼 30분 만에 침몰한 제주선적 화물선 오키드선 호에서는 사고 발생 3일전인 지난 9일부터 침수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구조된 오키드선 호 1등 항해사 진건식 씨와 위성전화통화를 한 결과 9일부터 이 배의 화물창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침수가 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파도가 많이 치는 경우 화물창고에 물이 차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그럴 때는 펌프로 물을 퍼내면서 운항을 하는데, 이 배의 경우 물을 퍼내는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진씨는 또 이날 오전 7시 40분께 퇴선관련 비상소집이 있었고, 대다수 선원들이 선교에서 구명의를 입고 퇴선을 준비하다 구명정 갑판으로 이동하던 중 순식간에 선박이 침몰했다고 해경에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구명의를 입었더라도 배가 침몰하면서 빨려 들어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물에 뜨기 때문에 사고 해역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는다"며 "사고지점이 명확한 경우 지나가는 선박들이 모두 구조. 수색에 나서기 때문에 구명의를 입고 있으면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체가 침몰하면서 생긴 와류(소용돌이)로 승선원들이 안전하게 퇴선했을 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해양부와 해경의 견해다.
한편 주 오만 대사관에 따르면 이 배의 선원 23명중 구조된 12명 가운데 5명은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5명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9시께 오만해군 헬기로 오만 무스카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부상자의 국적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구조자 중 한국인인 1항사 진건식(49)씨, 2항사 신장철(41)씨, 3기사 임영진(24)씨, 조리장 홍근명(60)씨 등 4명은 부상했을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