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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가 건넨 초본 ‘김혁규 초본’과 발급날짜 같아

입력 | 2007-07-16 03:00:00


■ 검찰 수사 어떻게

이명박 전 서울시장 친인척의 주민등록초본 유출 경로를 추적 중인 검찰 수사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번 사건의 파장을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은 전직 경찰 간부 권오한(64) 씨가 법무사 직원 채모(32) 씨의 아버지를 통해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사무소에서 초본을 발급받은 뒤 이를 최근까지 박 전 대표 선거대책위원회 전문가 네트워크위원장을 지낸 홍모(55) 씨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15일 확보했다.

문제의 초본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입구’ 부분을 확인한 셈.

우선 검찰은 초본 발급 경위와 전달 경로에 대해 권 씨가 진술한 내용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날 구속한 권 씨를 상대로 △홍 씨 등 박 전 대표 캠프 쪽에서 어떤 부탁을 받았는지 △다른 정치권 인사에게도 초본을 전달했는지 △초본 발급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홍 씨가 출두하는 대로 권 씨와 대질신문도 벌일 계획이다.

또 검찰은 지난달 12일 이 전 시장 측의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한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측의 초본 입수 경위를 역추적하는 등 ‘출구’ 부분 수사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권 씨를 긴급체포한 13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지낸 김갑수 씨를 소환조사했다. 김 씨가 입수한 초본 사본을 보고 김혁규 의원 측은 이 전 시장 위장전입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표 캠프 측 인사가 초본을 건네받은 사실이 드러나긴 했지만 김 의원 측이 확보한 초본의 발급일자(6월 7일)가 권 씨의 것과 동일한 점으로 미뤄 같은 초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 쪽 수사가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다. 권 씨가 받은 초본이 김 의원 쪽이 가진 것과 같은 것이라면 만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주민등록 초본의 ‘입구’와 ‘출구’가 곧 확인될 것이라는 의미다.

검찰은 13일 불러 조사한 이 전 시장의 처남인 김재정씨가 낸 서울 도곡동 땅 등 부동산 매입자금 조달자료와 양도세 취득세 재산세 영수증을 분석하고 있으며 보완 제출을 요구한 자료까지 살펴본 뒤 필요할 경우 김씨를 다시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고소 또는 수사 의뢰된 한나라당 이혜훈, 유승민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혁규, 김종률 의원도 차례로 불러 의혹 폭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