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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빗나간 ‘컴퓨터 수재’

입력 | 2007-07-17 02:59:00


‘컴퓨터 수재’가 온라인상에서 해킹으로 빼낸 다른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훔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해킹 프로그램으로 12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이 중 1000여 명의 정보를 이용해 3000여만 원 상당의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가로챈 혐의로 방모(19)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씨는 자신이 개발한 해킹 프로그램을 여러 게임 포털 사이트에 올려놓고 ‘PC의 성능을 향상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써 보니 좋더라”라는 내용의 사용 후기까지 붙여 12만여 명이 이 프로그램을 내려받도록 유도했다.

방 씨는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빼낸 다른 사람의 ID와 비밀번호로 게임 사이트에 접속해 2003년부터 지금까지 3000여만 원어치의 각종 ‘무기 아이템’을 훔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조사 결과 방 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정보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동상을 받는 등 컴퓨터에 능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는 2003년 입상 직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게임 아이템을 훔치다 경찰에 적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방 씨가 만든 ‘후킹’ 프로그램은 다른 PC 이용자의 컴퓨터 자판을 통해 입력된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 등의 정보를 고스란히 빼내는 수준급 해킹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