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은 '안방'에선 유독 약했다.
5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플로리다로 이적한 뒤 홈구장인 돌핀스타디움에 전반기 5차례 섰으나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패에 평균자책 6.23으로 부진했다.
김병현은 17일 다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후반기 첫 선발 등반했으나 6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 8안타를 맞고 5점을 내줘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5패(4승)째. 평균자책은 4.94에서 5.18로 높아졌다.
박찬호 서재응의 마이너리그 강등 속에 김병현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유일한 한국 선수. 하지만 김병현은 이날 패배로 후반기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제구력 난조가 패인이었다. 112개의 공 중 절반에 불과한 57개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할 정도로 흔들렸다.
김병현은 이날 삼진 4개를 잡아냈지만 볼넷을 7개 내주며 자멸했다. 볼넷 7개는 자신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 김병현은 볼넷 후 적시타를 맞고 실점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김병현은 1회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강타자 앨버트 푸홀스를 3구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왼손타자 크리스 던컨에서 우월 2점 홈런을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4회 선두 후안 엔카르나시온에게 볼넷를 내준 뒤 도루를 허용했고 게리 베넷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3번째 실점을 했다. 6회 왼손타자 애덤 케네디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김병현은 7회 연속 안타와 견제 실책으로 맞은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 지원도 받지 못했다. 플로리다는 0-2로 뒤진 2회 제러미 허미다의 중전 적시타와 맷 트리너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만회했으나 6회까지 4안타에 머물렀다.
김병현은 5회 타자로 나와 좌월 2루타를 기록했지만 부진한 투구로 빛이 바랬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