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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노사협상 결렬… 극한 대립 가능성

입력 | 2007-07-17 23:14:00


이랜드 노사가 17일 오후 비정규직 문제 등을 놓고 홈에버 및 뉴코아 법인별로 대표자급 협상을 재개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테이블을 접었다.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 기자

특히 이랜드 사측은 이날 교섭 결렬 직후 "노조가 매장 점거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특단의 자구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나서 양측의 대립이 공권력 투입이나 매장 폐쇄 등 사측의 강경 대응과 노조의 점거 농성 확대 등 극한 상황까지 치닫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코아 노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 홈에버 노사는 오후 2시부터 서울노동청 관악지청에서 각각 협상에 들어갔으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사안에서 의견이 엇갈려 정회를 거듭한 끝에 7시간여만인 오후 9시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뉴코아 양측은 그러나 18일 다시 법인별 대표자급 노사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추후 논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이날 협상에서 뉴코아 사측은 매장 점거농성 해제를 조건으로 비정규직 직원의 외주화를 철회하는 한편 노사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금 동결 등 올해 및 내년도 임금협상에 협조해 달라는 교섭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그러나 뉴코아 노조는 외주화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점거농성을 풀 수는 없으며 임금 동결 등 고통분담 관련 내용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전 입장을 고수하며 사측과 맞섰다.

홈에버 노사도 사측은 24개월 이상 근무자의 경우 별도의 직무급제를 적용해 정규직화하고 18개월 이상 연속 근무자는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노조는 2년 이상 근무자는 직무급제가 아닌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3개월 이상 근무자의 고용도 보장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 함께 점거농성 참가 노조원 상대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노조는 전면 취하를 요구한 반면 사측은 '법대로 처리하겠다'며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측은 이날 교섭 결렬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노조가 불법 매장 점거의 명분으로 삼았던 뉴코아 외주와 홈에버 18개월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의 고용유지에 대해 회사는 전향적인 양보를 했다"며 "18일 오후 2시까지 불법행위가 분명한 매장점거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교섭은 계속하되 점거 해제를 위한 특단의 자구조치를 할 수 밖에 없음을 경고한다"며 공권력 투입 요청이나 매장 폐쇄 등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측이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한 데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이 같은 행동을 자제하고 노조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협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는 홈에버 오상흔 사장, 뉴코아 최종양 사장과 이랜드 김경욱 일반노조 위원장, 뉴코아 박양수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양측 실무진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랜드 노사는 지난 10일 첫 대표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3시간만에 결렬됐으며, 16일에도 오후 7시20분부터 11시간 동안 밤샘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법인별 교섭 등 협상 방법만 합의하는 데에 그쳤다.

한편 이랜드 노조는 홈에버 월드컵점에서 18일째, 뉴코아 강남점에서 10일째 각각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