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실수한 대통령은 양해할 수 있지만 거짓말하는 대통령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강민 전 검사장이 18일 후보 검증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한달 보름여 동안의 검증 과정에서 누적된 불만을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검증위 활동을 마감하면서 밝힌 소회를 통해서다.
그는 미리 준비한 회견문에서 "완벽한 검증자료를 보여드리지 못하고 물러나는데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어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경선 후보 측에 대해 "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에 상대방을 고소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러 실로 황당하기도 하고 검증위 자체의 존재 의의 마저 회의를 느끼게까지 했다" "금융자료 같은 것이 잘 제출되지 않았다"는 등의 언사로 강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 "후보 검증청문회가 필요한 것인가에 많은 의문이 든다"며 최근 당내 일각의 검증청문회 무용론에 동조하는 언급도 했다.
"여러차례 사퇴를 생각했었다"고 밝힌 안 위원장은 `만약 또 다시 검증위원장을 맡으라는 제의가 온다면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의 강성 발언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검증 실패'를 자인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음은 안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제출기한 연장에도 불구하고 자료제출에 불응하거나 불성실하게 임한 사례를 공개할 수 있나.
▲여러분께서 취재해 보시라.
--검증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저도 후보청문회 이게 과연 필요한가에 대해 상당히 의심과 의문을 많이 갖고있다. 끝나고 나서도 연구를 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수사권이 없어서 검증 자체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애로사항도 말하고 국민에게 사과까지 했다. 사실상 검증포기를 선언한 것 아니냐.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을 종합해보면 검증하기가 정말 어렵다.
--수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검증위원장직을 맡지 않았나.
▲수사권이 없이도 최대한 실체적 진실에 가까운 자료를 얻어 국민에게 제시하겠다고 생각했고 여기에 가장 필수적인 것이 후보들의 협조다. 등본 하나 뗐다가 법위반이 됐다. 우리도 개인이다. 우리가 뗄 수 없다. 후보들이 도와줘서 친척이나 그 사람들 것을 떼어 달라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 금융자료 같은 것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으로 인해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 있나.
▲예상치 못한 질문도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이런 자리를 다시 맡으실 생각은 없나.
▲다시 맡을 생각이 없다.
--미국에 조사단을 파견한 적 있나.
▲(김명곤 조사단장) 조사단이 가서 자료를 가져오기도 했고, 직접 조사단이 가서 관계자들의 진술을 받아오기도 했다.
--몇 차례 물러날 생각을 했다고 하던데.
▲몇 번 있었다. 검찰에 있었으면 (수사권도 있고 해서) 잘 할 수 있었을텐데 그걸 못해서다.
--당내 경선문제가 검찰로 넘어간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가 검찰 출신인데 무슨 말을 하겠나. 그런데 후보들이 워낙 열을 받아서 그런지 당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잘 안먹혀 들어가는 것 같더라.
--청문결과 보고서에 후보들의 적합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나.
▲가치 판단은 당원과 국민이 하도록 했으니까 우리는 안한다.
디지털뉴스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