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강기봉(27·서울 동작구 대방동) 씨는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년 이상 장기투자를 할 생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인덱스 펀드’에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 비교표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최근 6개월 동안 성장형 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강 씨는 “원금을 보전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수익률 차이를 눈으로 확인하니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호황을 맞으면서 강 씨처럼 인덱스 펀드와 성장형 펀드 사이에서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성장형 펀드가 인덱스 펀드보다 수익률 높아
인덱스 펀드는 코스피 200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대형주 위주로 투자 종목을 짠 상품이다.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따라가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성장형 펀드는 주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펀드 매니저가 증시 상황에 따라 투자 종목을 적극적으로 바꾼다. 고수익을 추구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16일 현재 설정액이 100억 원 이상인 펀드를 대상으로 6개월간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성장형 펀드(372개)의 수익률은 45.45%로 인덱스 펀드(67개·39.76%)를 앞섰다.
인덱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40.28%)과 비슷했지만 성장형 펀드는 이보다 5.17%포인트 높았다.
인덱스 펀드 중에선 ‘교보파워인덱스파생상품 1-B’(41.21%)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KBe-무궁화인덱스파생상품’(40.86%)과 ‘교보파워인덱스파생상품 1-A’(40.80%) 등이 뒤를 이었다.
성장형 펀드는 ‘CJ지주회사플러스주식 1-C1’의 수익률이 69.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ClassA)’(68.60%), ‘삼성배당주장기주식 1’(61.47%) 등의 순이었다.
○자신의 투자 성향부터 파악해야
성장형 펀드의 선전은 중소형주의 강세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윤식 대한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올해 들어 중소형주가 장을 주도하면서 투자종목을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성장형 펀드가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인덱스 펀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변동폭이 작아 증시가 급락할 땐 오히려 성장형 펀드보다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인덱스 펀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약간 높게 나오도록 설계됐다”며 “선진국 증시를 봐도 장기로 갈수록 성장형 펀드가 인덱스 펀드를 이기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을 정확히 파악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고수익을 노린다면 성장형 펀드를, 긴 시간을 두고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인덱스 펀드를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최근과 같은 강한 상승장에선 성장형 펀드 위주로 투자하되 다양한 지역펀드나 테마펀드 등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