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이 한국에서 온 청소년적십자(RCY) 소속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18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이 모여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코소보 사태 등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장소다. 이날은 한국에서 온 청소년적십자(RCY) 소속 초중고교생 및 대학생들이 안보리 이사국 대표 자리에 앉았다. RCY의 ‘대선배’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한 배려 덕분이었다.
학창시절 RCY 활동을 했던 반 총장은 1962년 충주고 재학 당시 미국 적십자사 초청으로 워싱턴에서 열린 ‘청소년적십자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그때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RCY에 대한 반 총장의 관심은 각별하다.
19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중동 평화회의 참석을 앞두고 반 총장은 이날 아침부터 일정이 바빴으나 특별히 짬을 내 안보리 회의장을 찾았다.
반 총장이 나타나자 학생들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반 총장은 “고교 재학 시절 미국을 방문해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머리는 구름 위에 두되, 발은 땅을 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어려운 문제가 너무나 많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런 사람들을 도와서 같이 살아가지 않으면 세상이 행복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CY 학생들은 감격했다. 인천 관교중 3학년 곽용기(16) 군은 “정말 만나기 어려운 분을 만나 기분이 너무 좋다”며 “앞으로 크면 반 총장님처럼 인류 평화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