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해부학교실’(감독 손태웅, 제작 에그필름)로 주목 받고 있는 배우 오태경이 “생명의 위협을 당한 적 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겨주었다.
오태경은 ‘사춘기’ ‘육남매’ ‘허준’ 등의 드라마에서 꼬마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아역 출신. 2004년 ‘알 포인트’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출발한 그는 얼마 전 개봉한 ‘황진이’를 거쳐 이번 ‘해부학교실’로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오태경은 극중 설정처럼 ‘목숨이 위태로웠던 적 있냐’는 질문에 “주변 사람들은 다들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만 정말 있었다”며 머리털이 쭈뼛 설 정도로 놀라운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고등학생 시절 아역배우로 바쁘게 활동하던 오태경은 평소와 다름없이 드라마 ‘육남매’의 촬영차 여의도행 지하철에 탑승했다. 당시 매니저라는 개념 없이 홀로 움직이던 그는 의자에 앉아 두리번대던 중 반대편에 서있는 노란색 반팔 티와 파란색 반바지의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덩치 큰 남자를 발견했다고.
“아무 생각 없이 있다 그 남자의 옷 색깔이 재미있어서 계속 쳐다보며 웃었는데 제가 내리려고 하니까 그 남자가 절 따라왔다”는 오태경은 “갑자기 그 남자가 제 옆에 다가오더니 부산사투리로 ‘죽고 싶냐’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전 그냥 솔직하게 ‘죽기 싫어요’라고 답했는데 그 남자가 ‘지금 장난하냐’며 가방 안에서 신문지를 꺼냈더군요. 그런데 그 안에 식칼이 있었어요. 일단 너무 무서워서 ‘잘못했다’고 싹싹 빈 다음에 ‘왜 그러냐 말로 하자’고 그를 달랬습니다.”
이후 그 ‘식칼남’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오태경은 그가 자신과 동갑인 17살의 ‘건달 지망생’이고, 큰물에서 놀기 위해 그날 막 서울에 상경해 누군가 자신을 얕잡아 볼까봐 흉기를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오태경은 “아무리 그래도 이런 것을 갖고 다니다 잘못 하면 큰일 당할 수 있으니 다음부턴 조심하라고 조언을 했다”며 “결국 각자 목적지에 도착한 뒤 ‘다음에 보자’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지금 그분은 어디서 무얼 할지 궁금하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덧붙여 그는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제가 좀 굴곡이 많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오태경은 아무것도 모르는 11살 때 촬영한 ‘화엄경’으로 최연소 베드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가 하면 ‘해부학교실’ 촬영 내내 혼자서 60명분의 귀신을 본 기이한 경력의 소유자. 또한 아역배우로 이름을 날릴 때도 부모님께 돈을 타 쓰기 죄송해 연기와는 별도로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11일 개봉한 ‘해부학교실’은 할리우드 빅3 ‘트랜스포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다이하드4.0’의 공습 속에서도 꾸준한 좌석 점유율을 유지하며 한국영화 희망의 불씨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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