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범여권의 ‘제3지대 신당’이 출범한다.
중도통합민주당의 대통합파와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이 관여하는 선진평화연대, 시민사회단체 측 미래창조연대 등 4개 모임은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다음 달 5일 제3지대 신당 창당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들 4개 모임은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 대통령 후보를 뽑고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통합민주당의 대통합파인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등 4명과 열린우리당 홍재형 정동채 유인태 송영길 의원 등 15명 안팎의 의원들은 이르면 23일 탈당해 제3지대 신당 창당준비위원회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준비위는 24일 국회에서 열린다.
통합민주당의 김한길 공동대표도 이르면 이번 주 중 탈당해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에 중도개혁통합신당 소속으로 참여했던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 19명도 김 대표와 함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가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신당 창당에 동참하기를 계속 거부한다면 박 대표와 갈라설 수밖에 없다는 게 김 대표 측의 판단이다.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 14명은 21일 국회에서 김 대표와 함께 신당 창당에 참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결과 집단 탈당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김 대표에게 위임했다.
이 논의에 참여했던 주승용 의원은 “박 대표가 계속 (열린우리당을 배제하는) ‘소통합’ 틀을 고수한다면 우리라도 제3지대 신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2일 박 대표를 만나 “열린우리당의 신당 참여 여부를 따지지 말고 신당을 만드는 데 동참하라”고 설득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23일 다시 박 대표를 만나 설득할 계획이지만 박 대표가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 대표는 “국정 실패 세력인 열린우리당을 통째로 받아들이면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인식될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 모이자는 식의 원칙 없는 통합엔 반대한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박 대표 측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통합민주당은 ‘잡탕식 대통합’엔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는 제3지대 신당은 정통성 없는 ‘난민 텐트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 측은 “대선의 흐름을 주도하려면 열린우리당과의 통합도 불사해 큰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제3지대 신당 창준위가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하는 다음 달 5일 전까지 통합민주당 내부 기류가 바뀌어 김 대표가 탈당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표 측은 신당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신당 측과 대선 후보를 단일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