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출범 1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심판이 탄생한다.
2일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박윤선(35·사진) 씨가 새로 선발한 심판 5명에 포함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심판 출신인 박 씨는 체력과 심판 능력 테스트를 통과했고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정식 심판이 된다.
1997년 출범한 남자 프로농구 심판실은 ‘금녀의 땅’이었다. 현역 심판 23명은 모두 남성이다.
박 씨는 덕성여고와 상업은행에서 포워드로 뛴 선수 출신. 1993년 은퇴 후 농구교실 강사로 일했을 뿐 심판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1999년 우연히 보게 된 남자 농구 경기가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박 씨는 “남들은 선수를 보지만 내 눈엔 이상하게도 심판이 눈에 띄었다. 심판이 휘슬을 불자 선수들이 한꺼번에 멈추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01년 WKBL 심판이 돼 100경기 이상 코트에 섰지만 남자 프로농구에 미련이 남았다. 그래서 매일 12km 이상을 뛰고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 왔고 결국 어려운 테스트를 통과하며 꿈을 이뤘다.
박 씨는 “코트 위에서는 남자냐 여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심판이냐가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