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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발암물질 마시며 웨딩마치

입력 | 2007-08-08 03:03:00


서울 시내 예식장 10곳 중 6곳의 실내 공기 오염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의 각종 학원 절반 이상은 실내 공기의 오염 수준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서울시는 4∼6월 시내 예식장과 학원, 공연장 등 ‘공중 이용시설’ 323곳에 대해 실내 공기의 질을 측정한 결과 71개(22%) 시설에서 오염 물질이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가 공중 이용시설에 대해 공기의 질을 조사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하도 상가, 종합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시설 소유주가 1년에 1, 2회 공기의 질을 측정해 관할 구청에 보고하게 돼 있지만 공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없다.

예식장의 경우 조사 대상 40곳 중 24곳(60%)에서 포름알데히드와 이산화탄소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40곳 중 기준치(1시간 평균치 m³당 120μg)를 넘겨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곳은 8곳, 이산화탄소 기준치(1시간 평균치 1000ppm)를 넘긴 곳은 6곳이었다. 포름알데히드와 이산화탄소가 모두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9곳이었다.

또 학원 24곳 가운데 13곳(54.2%)에서 포름알데히드 또는 이산화탄소가 기준치를 넘겼고, 공연장은 10곳 중 4곳(40%)에서 오염물질이 기준치 초과였다.

특히 최근에 지어진 한 예식장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의 27배를 넘는 m³당 3262μg이 검출됐다.

건축 자재, 접착제 등에서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센터 등이 발암우려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인체 유해물질이다.

상대적으로 사무용 건축물(9.1%)은 공기 오염 수준이 낮았다.

시 관계자는 “예식장처럼 인테리어를 화려하게 한 시설이나 학원처럼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 공기의 질이 특히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앞으로 공중이용시설도 실내 공기의 질을 측정해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중이용시설

많은 사람이 이용하며 이용자의 건강 및 공중위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로 사무용 건축물, 공연장, 학원, 예식장 등이 포함된다.

::다중이용시설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시설로 지하역사와 지하도 상가, 여객터미널, 박물관, 도서관, 종합병원 등이 해당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