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신축, 도로-지하철 연장… 시내 전체가 공사장
“유례없는 도시 개조”… 중국 발전상 전세계 과시 노려
왕웨이(王偉)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집행부주석 겸 비서장은 6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올림픽을 치를) 준비가 다 됐다”라고 강조했다.
○ 개막 1주년 앞 기념행사만 63개
7일 톈안먼(天安門) 광장엔 대형 경축행사용 무대가 설치됐다. 개막식을 1년 앞둔 8일 오후 7시 톈안먼 광장에선 100여만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1만여 명이 공연하는 대규모 경축행사가 열린다.
8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는 교통관제가 실시된다. 경기장 주변 도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훈련이다.
○ 지금 베이징은 시내 전체가 공사장
가장 빠른 공정을 보이는 것은 경기장. 지난달 28일 베이징의 교외에 위치한 순이(順義)올림픽 수상경기장이 가장 먼저 완공돼 시험 운영에 들어갔다. 이틀 뒤엔 사격경기장인 ‘베이징 사격관’이 준공됐다.
경기장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주 경기장인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 4만2000t의 강재(鋼材)로 새 둥지를 형상화해 ‘냐오차오(鳥巢)’로 불린다. 25만6000m² 크기로 9만1000명을 수용하는 이 경기장은 29억 위안(약 3544억 원)을 투입해 내년 3월경 완공될 예정이다.
경기장 외에 국가회의센터, 선수촌, 프레스센터, 올림픽삼림공원 등 5개 관련 시설도 건설이 한창이다. 올림픽 경기장 주변엔 선수와 임원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4개의 다리와 62개 도로 162km가 추가로 건설된다. 또 올해 9월엔 올림픽 주경기장과 둥단(東單) 사이 28km를 연결하는 지하철 5호선도 완공된다. 이 밖에도 올림픽 개최기간 55만 명으로 예상되는 해외관광객을 원활하게 수송하기 위해 ‘서우두(首都)공항’의 제3터미널이 연말경 완공될 예정이다. 또 공항에서 도심을 연결하는 지하철인 ‘공항선’도 내년 4월 개통된다.
중국이 올림픽을 위해 2002년부터 내년까지 올림픽 관련 시설에 투자하는 총투자액은 무려 2800억 위안(약 34조2132억 원). 간접투자액까지 포함하면 1조5000억 위안(약 183조2850억 원)에 이른다.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근호(13일자)는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의 개조 작업은 18세기 프랑스 파리의 대대적인 재개조보다 웅대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표현했다.
○ 올림픽 통한 세계 중심 과시 노려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회식의 주제는 ‘하나의 세계(同一個世界), 하나의 꿈(同一個夢想)’. 또 중국과 세계 문명의 조화를 지향한다. 올림픽을 통해 세계가 하나가 되어 평화와 번영을 함께 누리자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또 녹색올림픽, 과학올림픽, 인문올림픽을 베이징 올림픽의 3대 이념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의 내심은 또 다른 데에 있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안으로는 자국민을 단결시키고 자긍심을 심어 주는 한편 밖으로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눈부시게 발전한 중국의 모습을 세계에 과시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이를 선진국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궁극적으로는 21세기 중엽 이후 미국의 패권을 극복하고 세계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다.
성화 봉송이 처음으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을 통과하고 130일간 전 세계 19개 도시와 중국 내 113개 도시를 거쳐 지구 둘레(약 4만 km)를 3바퀴 반이나 도는 사상 최대의 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이런 의지의 표현이다. 성화는 내년 3월 25일 그리스에서 채화돼 중국으로 온 후 같은 달 31일 베이징에서 봉송이 공식 시작된다. 성화 봉송에는 2만1880명이 참가해 13만7000여 km를 달린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