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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문화수준을 높여라'-베이징 비상

입력 | 2007-08-08 03:03:00


■ 시민의식 높이기 비상

“시민들의 의식과 문화 수준을 높여라.”

중국 베이징(北京) 시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가장 몰두하는 문제다.

베이징의 웅장한 경기장 시설이나 고층빌딩은 이제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도시에 사는 문화인으로서 의식과 수준은 아직도 외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자마자 땀에 전 택시 내부와 택시운전사가 외국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일쑤다. 입 냄새 풀풀 풍기는 운전사가 계속 말이라도 걸면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도로 아무데나 가래침을 뱉거나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예사다. 줄을 서는 일 자체가 드물 뿐 아니라 긴 줄이 생겨도 버젓이 새치기하기 일쑤다.

보행자들은 2∼4차로는 물론 8차로 대로도 무단 횡단하기 예사다. 차들도 만만치 않아 녹색신호에 횡단보도를 지나는 행인에게도 경적을 울리며 길을 비키라고 한다.

침 안 뱉기 운동에서 미소짓기 훈련까지

애완견이 공공장소에 배변을 해도 보통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현장을 떠난다. 심지어 화장실이 주변에 있는데도 공원이나 도로가에 그냥 방뇨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개최가 코앞에 닥치자 베이징 시 정부는 올해부터 대대적인 의식 향상 캠페인에 들어갔다. 2월 11일부터는 매달 11일을 줄서는 날로 정해 줄서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4월 29일부터는 아무데나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집중 계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많이 찾는 톈안먼(天安門) 광장과 왕푸징(王府井), 베이징 역 등 5곳은 매일 선전검사대가 나가 캠페인을 벌인다. 하반기부터는 침 뱉기와 쓰레기 투척, 애완동물 배변 방치에 최고 50위안까지 벌금을 물릴 예정이다.

베이징 시는 또 430만 전 가구에 ‘문명예의보급 독본’을 배포해 시민의식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44만 명을 대상으로는 ‘미소 짓기 훈련’을 시작했다. 조만간 거리 휴지통엔 침 뱉기 전용 비닐봉지가 부착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효과를 얼마나 거둘지는 미지수다. 베이징 시 정부는 2002년부터 ‘여름에 웃통 안 벗고 다니기’를 강력하게 추진해 왔지만 지금도 벗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