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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A‘카본-프리 시티’ 만든다

입력 | 2007-08-08 03:03:00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시에 건설되는 무공해 신도시 마스다르의 조감도. 사진 출처 cpluv.com


청정도시 ‘마스다르’ 2009년 완공

무진장한 석유자원을 땅속에 깔고 앉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가 석유 한 방울 쓰지 않는 세계 최초의 ‘카본-프리 시티(Carbon-free City·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도시)’ 건설에 도전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2.0’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시는 2009년까지 시내에 여의도 면적(8.4km²)보다 조금 더 큰 9.5km²의 무공해 신도시 ‘마스다르’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1월 공사에 착수했다. 아부다비 시는 아랍에미리트 내 토후국(emirate) 중 하나인 아부다비의 수도.

계획에 따르면 마스다르는 풍력과 태양열, 지열로만 전기를 생산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차량의 운행은 금지한다. 또 보행자 위주로 거리를 설계하고 뜨거운 태양빛을 피하기 위해 모든 보도와 골목에 그늘을 드리울 예정이다. 대중 교통시설도 충분히 마련해 시내 어느 곳에서나 반경 200m 안에 전기버스 등이 다니도록 할 계획이다.

구상대로라면 마스다르는 아랍 고대풍 정취와 현대 기술력이 결합한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벽으로 외곽을 감싸고 보행도로를 조밀하게 만들어 고대 도시를 연상케 하지만 도시 가운데는 거대한 태양열 발전소가 들어서 에너지 공급을 담당한다. 곳곳에 풍력발전소도 설치해 걸프만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최대한 이용하게 된다.

이 신도시 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도시 개발과 건축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아랍에미리트가 미래 도시의 표본을 제시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 온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 도시가 건설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유국 중 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 1위’라는 아랍에미리트의 불명예도 어느 정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다르 건설에는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과 피아트,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공해 배출 대기업들이 참가한다. 도시가 완공되면 이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배출권도 보너스로 받게 된다.

아부다비와 두바이 등 7개 토후국으로 구성된 아랍에미리트는 면적이 8만3600km²로 남한(9만9646km²)보다 약간 작은 정도지만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11%(세계 3위)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5%(세계 4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토후국인 아부다비(7만7000km²)에서 85%의 석유를 생산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