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발행되는 고액권 화폐의 초상 인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유관순 열사(왼쪽)와 신사임당. 사진은 두 사람의 초상을 넣어 그래픽으로 만들어 본 10만 원권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화폐 초상 인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화폐에 초상이 새겨지는 최초의 여성 후보로는 유관순(1902∼1920) 열사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2009년 발행 예정인 5만 원권과 10만 원권 등 고액권 지폐의 초상 인물로 10명의 후보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화폐도안자문위원회가 1차로 선정한 20명의 후보 가운데 여론조사와 전문가 의견조사를 통해 압축한 10명은 김구 김정희 신사임당 안창호 유관순 장보고 장영실 정약용 주시경 한용운(가나다순)이다.
방정환 신채호 김홍도 윤동주 김소월 정조 등은 1차 후보에 포함됐지만 2차 후보에는 탈락했다.
최종 후보 10명 가운데 3·1운동을 주도한 유 열사가 고액권 초상 인물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유 열사는 당초 20명의 후보에 끼지 못했으나 150명의 각계 전문가들에게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
10명 가운데 여성은 유 열사와 신사임당 등 2명으로 만약 여성이 지폐 초상 인물로 뽑힌다면 신사임당보다는 유 열사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다. 신사임당은 아들인 율곡 이이가 이미 5000원권 초상 인물이기 때문이다.
화폐도안자문위원회 의장인 이승일 한은 부총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높은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여성 선정 가능성이 높음을 내비쳤다.
한은은 21일까지 한은 홈페이지(www.bok.or.kr)의 ‘참여마당’을 통해 국민 의견을 받기로 했다.
왕용기 한은 발권국장은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인물을 확정해 내년에 제조과정을 거친 뒤 2009년 상반기 중 고액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폐의 초상 인물은 퇴계 이황(1000원권), 율곡 이이(5000원권), 세종대왕(1만 원권)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