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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함부르크발레단 입단 박윤수 양 “세계적 안무가에게 발탁된게 더 기뻐요”

입력 | 2007-08-08 03:07:00


10대 발레리나가 또 하나의 명문 발레단 문을 열었다.

한국인 무용수로는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에 처음 입단한 기대주 박윤수(18) 양. 함부르크 발레단은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에마이어 씨가 30여 년째 이끌고 있어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문 발레단이다. 강수진 씨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 내한해 공연했던 ‘카멜리아의 레이디’도 노에마이어 씨의 작품. 박 양은 노에마이어 씨에게서 직접 발레단 입단을 권유받았다.

“학교(독일 함부르크 발레스쿨) 수업 도중에 노에마이어가 불쑥 들어와 춤을 지켜보더니 따로 저를 불러 물으셨어요. 내 발레단에 들어올 생각이 없냐고. 함부르크발레단 입단도 좋지만 노에마이어에게서 직접 인정받았다는 점이 더 기뻤죠.”

초등학교 5학년 때 발레를 시작한 박 양은 선화예중을 거쳐 선화예고 1학년 때 최고 권위의 주니어 발레 콩쿠르인 스위스 로잔콩쿠르에 나갔다. 수많은 해외 발레단 관계자들이 무용수 발굴을 위해 찾아오는 이 콩쿠르에서 박 양은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콩쿠르 내내 172cm의 늘씬한 체격에 작품 집중력과 표현력이 좋은 그를 눈여겨 본 함부르크 발레스쿨의 교장이 박 양에게 전액 장학금을 제시하며 유학을 권유했다. 함부르크 발레스쿨은 노에마이어 씨가 설립했지만 졸업생 중 기량이 뛰어난 서너 명만 함부르크 발레단에 입단한다.

박 양은 노에마이어 씨에게 춤보다 안무로 먼저 인정받았다. 함부르크 발레스쿨에서 안무 과목의 시험 과제로 그가 만들었던 ‘시간의 지속’이라는 12분짜리 짧은 춤의 심사를 맡았던 노에마이어 씨가 최고 점수를 준 것. 그는 “안무에도 관심은 많지만 일단은 무용수로 먼저 자리 잡겠다”며 “무용수로서 노에마이어 같은 유명 안무가의 작품을 출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일단 코르 드 발레(군무)부터 시작하지만 함부르크 발레단은 능력만 있으면 경력에 관계없이 바로 주역으로 발탁합니다. 첫 한국인 무용수인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강수진 씨처럼 외국 무대에서 계속 무용수로 활동하고 싶어요.”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