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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일부 인사, 합의사실 미리 알았나

입력 | 2007-08-08 23:44:00


한나라당이 정부의 8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대선 예비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전날 캠프 출입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원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일 하루 전인) 18일 열린다는 말이 있었는데, 28일 열린다고 하더라"면서 "내일쯤 이를 발표할 것 같다. 잘 지켜보라"고 말했다.

결과론적인 얘기이지만 정상회담 개시일과 발표일을 '정확히' 맞춘 셈이다.

당시 이 측근은 상당히 공신력있는 '소스'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얻었다는 뉘앙스를 풍겼으나 출처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6일 남북관계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를 잘 알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이라며 "처음에는 듣고서도 사실인가 아닌가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북통'인 정형근 최고위원도 이날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기 3시간 전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회담의 성사 과정 및 배경에 대해 나름대로 상세한 정보를 전해 주목받았다.

그는 "정부 관계자들이 부산에서 열린 8·15 축전에 불참하기로 한 것과 어제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불참한 것도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회담 합의 사실을 어느 정도 미리 인지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김만복 국정원장이 이달 초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회담 개최에 합의한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정부가 2개월에 1차례씩 북한에 정상회담 개최를 줄기차게 요구했고, 성사 과정은 순전히 국정원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도 극소수의 외교·안보라인 핵심인물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질 만큼 극도의 보안이 유지된 가운데 한나라당에 정상회담 개최 정보가 적지않게 흘러들어 간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해당 측근과 정 최고위원은 모두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의 고위 간부를 지낸 바 있어 이들의 정보 입수 경로는 정식 라인이 아니라 국정원 등 정보기관에 소속된 개인 '파이프'를 통해서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만약 국정원 등에 근무하는 관계자들이 정 최고위원 등에게 정상회담 개최 정보를 넘겨줬다면 이들은 정권 교체에 민감한 '줄서기' 세력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