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규명-재발 방지 삼성스럽게”
○…경기 용인시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사상 초유의 정전사고가 발생한 삼성전자에서는 사고원인 규명과 관련해 ‘하인리히 법칙’이 새삼 화제. 이 법칙은 1930년대 미국 보험회사의 관리자인 하인리히가 노동재해에 대한 실증적 연구결과를 통해 ‘한 차례 대형 사고가 일어날 경우 (그 전에) 그와 유사한 29번의 작은 사고와 300번의 이상 징후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른바 ‘1 대 29 대 300의 법칙’이라고.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전 사고에 앞서 어떤 사전 징후들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지난달에도 15초 정도의 전압 강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스럽지’ 않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만큼은 ‘삼성스럽게’ 철저히 하자”는 목소리가 높다고.
“고액권 인물 광개토대왕 빠진 건 中 눈치 보기”
○…한국은행이 2009년 발행되는 고액권의 초상 인물 후보 10명을 발표한 뒤 누리꾼들의 이의 제기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 누리꾼들은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빠진 것은 동북공정 문제로 중국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 일부 독자는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만약 광개토대왕을 고액권 초상 인물로 선정할 경우 그 화폐가 중국 금융시장에서 유통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음모론’까지 제기. 한은 고위 관계자는 “광개토대왕은 1차 후보 20명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인기투표로 초상 인물을 선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난감하다”고 토로.
몸 낮춘 전경련, 정부 비판 보고서에 쉬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잇따르는 내부 엇박자에 연일 곤욕.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최근 제주에서 ‘차기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뒤 바짝 몸을 낮추고 있는 와중에 산하 연구소들이 정부 비판 보고서를 쏟아냈기 때문. 출자(出資) 연구기관인 자유기업원이 6일 현 정부의 경제성과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보고서를 낸 데 이어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도 7일 현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이 소득 재분배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 전경련은 뒤늦게 각 언론사에 보고서 내용을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등 파문 차단에 부심.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에 컨트롤 타워가 실종된 느낌”이라며 “전경련이 소신 없이 지나치게 몸을 낮추는 모습은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고 일침.
현대차 中시장 부진… “글로벌 전략 문제 없나”
○…중국 판매 실적 저조로 글로벌 경영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 내부에서 ‘중국 시장을 너무 얕잡아 본 결과’라는 자성론이 대두. 전 세계 46개 자동차 메이커가 경쟁을 벌이는 중국에서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톱 5’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판매량이 20% 가까이 줄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 지난해 도요타 등이 대대적인 가격 인하에 나섰지만 현대차는 너무 오래 관망하다가 시기를 놓쳤다는 분석이 지배적. 현대차 측은 뒤늦게 현지 딜러 마진 확대 등에 나서 판매율 급락 추세를 막았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시장을 주도하는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따라가기에만 급급하면 글로벌 브랜드의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효성 10년 만의 최고 매출… 발표 다음 날 주가 하락
○…㈜효성은 최근 2분기(4∼6월) 매출액이 10년 만의 최고치인 1조3721억 원이라고 발표한 뒤 한껏 고무된 분위기. 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진행된 실적 발표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200여 명의 참석자에게 커피와 도넛 등 다과가 제공됐고, 실적 발표를 맡은 이상태 상무는 참석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기도. 그러나 최근 증시 하락장에서도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효성의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 날 하락하자 회사 일각에서는 머쓱해하는 분위기.
‘구속 위기’ 총대 멘 삼성물산 간부에 동정론-격려
○…지난달 재개발 비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된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의 박모 전무와 관련해 삼성건설 내부에서 동정론과 함께 격려까지 나오고 있어 눈길. 일선 직원들에 따르면 박 전무는 굳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지만 “부하 직원만 희생양으로 만들 수는 없다”며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는 것. 이 때문에 직원들은 재개발 비리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인간미가 다소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조직 분위기에서 이처럼 화끈한 책임감을 보여 주는 간부가 있다는 점은 인상 깊었다”고 평가. 일부 직원은 “박 전무의 모습이 다른 간부들에게도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노정통 퇴진… 기자 환송회가 장관 환송회로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갑작스럽게 물러나자 정통부 안팎에서는 “출입기자들을 환송해 주려던 노 장관이 오히려 먼저 환송을 받게 됐다”는 씁쓸한 농담이 화제. 노 장관은 이달 중으로 기자실이 폐쇄되면 정통부를 떠나야 하는 출입기자들과 8일 만찬 간담회를 갖고 ‘석별의 정’을 나눌 계획이었는데 이번 개각으로 모임의 성격이 갑자기 바뀌게 된 것. 이에 따라 정통부는 노 장관이 사임의사를 밝힌 직후 만찬 간담회 날짜를 16일로 급하게 변경. 정통부의 한 간부는 “노 장관은 간담회에서 ‘떠나는 기자들’에게 하반기 주요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었다”며 “장관 사퇴가 워낙 갑자기 이뤄져 당혹스럽다”고 토로.
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