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안 들면 어디선가 전화 와”
○…현 정권의 취재 통제 조치가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재계에서도 “정부 당국의 ‘언로(言路) 통제’가 지나칠 정도로 심하다”는 비판이 고조.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이나 경기 전망과 관련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은 자료를 내거나 발언을 하면 거의 어김없이 정부와 청와대에서 전화가 온다”며 “사정이 이러니 누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민간단체인 우리에게도 언론 보도와 관련해 ‘대응’을 하라고 주문한 적이 있다”면서 “과거 군사정권을 뺨칠 정도”라고 토로.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을 발표할 때 정부의 눈치를 보고 적절한 선에서 ‘마사지’하는 게 이제는 관례화됐다”며 “현 정권 들어서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 신세가 됐다”고 일침.
“권 부총리 엔 캐리 청산 경고 시기적절”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 문제가 금융시장 관심사로 급부상. 상당수 전문가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권 부총리의 지적이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평가. 국내에 들어온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데다 단기외채도 급증하는 상황이므로 일단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것. 민간전문가들은 “미국이나 한국 모두 엔 캐리 자금과 다른 외국인 투자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외화 유동성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
대한항공, 美소비자 손배소 손실액 얼마 될까 전전긍긍
○…대한항공은 운임 담합과 관련해 미국 법무부로부터 3억 달러(약 2789억 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데 이어 미국 소비자들에게서도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을 당하자 손실액이 얼마나 될지 전전긍긍. 대한항공은 영업 기반이 위축되거나 재무적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3억 달러 외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벌금과 화주 및 승객들의 집단소송에 대한 합의금이 추가될 수 있어 걱정.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운임 담합 혐의로 미 법무부와 EU의 조사를 받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벌금이 얼마나 부과될지도 관심. 대한항공의 60% 수준에서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일부 증권사의 분석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화물운송 실적이 대한항공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데 60% 수준으로 보는 것은 무책임한 예측”이라고 주장.
우리銀, 콜금리 예상 못한 신상품 출시 ‘머쓱’
○…9일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콜금리를 올리자 금리 인상을 예상했던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들 사이에 희비가 교차. 금리 인상 움직임을 감지했던 하나은행은 발표 직후 금리를 0.3∼0.7%포인트 올린 특판 예금을 선보였고 신한, 국민, 외환은행도 당일 예금금리를 올리는 등 기민하게 대처. 반면 우리은행은 이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경우 가산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상품을 내놓았다가 망신을 당한 뒤 14일에야 예금금리를 인상.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6개월 동안 CD 금리가 5.0∼5.4% 구간에서 움직일 경우 가산금리를 주기로 했는데 한은 발표 하루 만에 CD 금리가 0.11%포인트 올랐다”며 “완전히 허를 찔린 기분”이라고 토로.
삼성 정전사고 투명 공개, 이인용 전무 작품
○…경기 용인시 기흥반도체공장에서 발생한 초유의 정전 사고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홍보 방식이 ‘훨씬 더 빠르고 투명해졌다’는 평가가 사내(社內) 안팎에서 제기. 경쟁사인 LG전자 관계자들은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사고를 발생 직후 언론에 알리고 진행 상황을 생중계하듯 공개한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라고 평가. ‘사고 내용의 즉각 공개’ 방침은 MBC 앵커 출신인 이인용 홍보팀장(전무)이 윤종용 부회장에게 간곡히 건의해 관철했다는 후문. 그러나 사고 원인 조사 결과 발표가 자꾸 늦어지면서 업계에서는 “투명하고 빠르게 공개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뒷공론이 무성.
조선 호황 울산, 백화점 매출도 덩달아 쑥쑥
○…조선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면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가 있는 경남 울산의 유통업체도 덩달아 호황.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올 상반기(1∼6월)에 매출액 441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와 13.0% 신장. 이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상위 3개 백화점의 상반기 평균 매출 신장률이 1%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눈에 띄는 실적. 현대백화점 측은 “울산지역 근로자들은 대부분 회사가 제공하는 집에 거주하기 때문에 내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없고 장기 근속자가 많아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씀씀이가 큰 편”이라고 소개.
GS건설 “변수 많은 해외사업 홍보도 신중하게”
○…올해 5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 허가를 받는 등 해외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GS건설이 카자흐스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신(新) 성장 동력’으로 정한 6개국 사업에 대한 홍보를 극구 꺼려 눈길. GS건설은 이들 지역에 임직원을 수시로 파견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자들이 진행 상황을 물으면 “사업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고 통사정. GS건설 측은 “변수가 많은 해외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홍보도 신중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
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