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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화제! 이사람]여자농구 차세대 주역 하은주-최윤아

입력 | 2007-08-18 03:01:00

신한은행 하은주(왼쪽)와 최윤아가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조모와의 한일 여자프로농구 챔피언전 2차전을 앞두고 코트에 나란히 서 있다. 두 선수의 키 차는 32cm나 된다. 사진 제공 한국여자농구연맹


사이좋은 친자매 같았다. 인터뷰 내내 깔깔대며 웃었다. 다정하게 껴안고 사진도 찍었다.

한국 여자농구의 차세대 대들보로 꼽히는 하은주(26·202cm)와 최윤아(24·170cm·이상 신한은행). 일본에서 뛰던 하은주가 지난해 12월 한국 국적을 회복하며 신한은행에 둥지를 튼 지 1년도 안 됐지만 이들은 둘도 없는 단짝이 됐다.

○ “키 차이 32cm, 하지만 둘도 없는 단짝이죠.”

“막상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여자다워 깜짝 놀랐어요.” 최윤아는 하은주의 첫인상을 이렇게 기억했다. 신문 사진은 “너무 무섭게 나왔다”는 것.

하은주는 “동생 (하)승진이 하고 동갑인데 윤아는 정말 조숙하고 어른스러워요. 하지만 부산하게 깝칠(‘재촉하다’는 경상도 방언) 때도 많아 ‘깝새’란 별명도 지어줬죠”라며 웃었다.

하은주의 시련은 길었다. 1998년 선일여중 3학년 때 무릎 부상 재활을 위해 떠난 일본행이 귀화로 이어졌지만 그는 끝내 일본 국가대표는 거부했다.

“9년 만에 돌아오면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소속팀) 언니들이 제가 스스로 깨닫고 고칠 때까지 기다려줘 큰 어려움은 없었죠.”

하은주는 한국과 일본 농구팀을 ‘가족주의’와 ‘개인주의’로 달리 정의했다. 한국에서는 운동 후에도 서로 같이 시간을 보내며 한 가족처럼 지내지만 일본에서는 연습 후엔 철저히 개인 생활이라는 것. 최윤아는 “언니가 처음에는 방안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어요. 제가 자꾸 밖으로 끌어냈죠”라며 웃었다.

○ “올림픽에서 콤비 플레이 선보이는 게 꿈이죠.”

“윤아가 가드로 나서면 ‘좋은 자리만 잡으면 공은 언제든지 온다’고 생각하죠”.(하은주)

“은주 언니는 높이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창조적인 플레이를 만들어 가요”.(최윤아)

농구 얘기를 꺼내니 서로 칭찬이 이어진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 얘기를 꺼냈다. 한국은 6월 인천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다.

최윤아는 “저는 세계에서 통하기 힘들다고 봐요. 키도 작고 실력도 부족하고. 대표팀에 뽑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은주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올림픽에서 제 별명(스카이·SKY)처럼 멋진 고공 플레이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