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우 4단은 백 40의 강경책을 쓰기로 결단을 내린다. 패를 두려워해 먼저 손해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흑 43으로 본격적인 패가 시작됐다. 흑 45는 절대 팻감.
팻감이 없는 백은 일단 48로 패의 부담을 줄인다. 여기서 흑은 다시 기로를 맞는다. 패를 계속하려면 참고도 흑 1로 단수 쳐야 한다. 물론 흑은 3의 절대팻감이 있다. 그러나 흑 3은 손해가 큰 팻감이라 내키지 않는다. 게다가 백이 6으로 잇고 백 8, 10으로 나오면 흑이 유리한 싸움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상 패는 서로 타협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흑 53은 귀의 실리를 중시한 수지만 백 54와 교환돼 아까운 느낌이다. 흑 53은 생략하고 흑 55를 먼저 두어 실전처럼 정리하고 난 뒤 54의 곳을 차지하는 게 좋았다.
흑 67은 국후 이 9단이 후회한 수. 먼저 흑 ‘가’와 백 ‘나’를 선수 교환할 타이밍이었다. 흑 67이 놓인 뒤에 ‘가’를 두면 ‘나’로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바둑은 타이밍 싸움이다.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다. 결국 백이 나중에 ‘가’를 차지하는데 실리 차이가 제법 난다는 것이다. 47…○, 49…44.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