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한 규모가 6월 말 현재 1조6822억 원에 이르고 5년 이상 장기 체납액이 많아 사실상 징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보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보가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료 체납현황’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 6월 말 현재 3개월 이상 체납액은 1조68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체납액의 90% 정도인 1조5158억 원이 지역가입자들이 내지 않은 돈이며 15%인 2511억 원은 2003년 이전에 체납된 것이다.
건강보험료 체납액은 2004년 1865억 원이었으나 2005년 2989억 원, 2006년 5328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벌써 4129억 원을 넘었다.
누적 체납액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해마다 건강보험료가 인상되면서 부과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 2002년 10조8601억 원이던 건강보험료 부과액은 지난해 18조8106억 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고 돈을 내지 못하는 가입자도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3년 이상 된 장기 체납자 중 상당수는 이른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 사정이 악화된 중산층이다.
일부에선 건보공단이 체납자들의 민원을 의식해 체납액을 적극 추징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매년 3000억∼4600억 원의 체납액을 징수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모두 징수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장기 체납자 대부분이 거주지가 불분명한 데다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징수가 어렵다”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