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서울 강남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1년 2개월여 동안 숨 가쁘게 진행된 경선의 마침표를 찍은 박 전 대표의 표정은 차분해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경 투표소가 마련된 강남구청을 찾았다. 밝은 다홍색 재킷 차림이었다.
그가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꽃다발을 흔들며 ‘박근혜’를 연호했다. 박 전 대표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구청 별관 투표장에서 기표했다.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꼭 승리하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투표가 끝난 뒤 ‘잠은 잘 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활짝 웃었다.
이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사무실에 들러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아직 투표를 안 한 분들이 있다. 당과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소중한 한표 한표다.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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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휴대전화 투표용지 촬영은 박 전 대표 측의 자작극’이라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 주장에 대해 “다 (적발된 사람들이) 그쪽의 간부들이라고 하고 그렇게 밝혀졌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전날 박 전 대표는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당원들의 애국심 애당심을 믿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번에는 당원협의회별 투표결과를 알 수 없고, (개표 때 투표용지가) 모두 섞이기 때문에 당원들은 누가 돼야 정권교체가 가능할지 소신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승리할 경우 선대위원장을 이 전 시장에게 맡길 것인지, 반대의 경우 선대위원장을 수락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것(경선 후 화합)은 지난 13차례의 유세에서 매번 선서한 내용이다.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하나가 되어서 정권교체를 위해 나간다는 것은 지상명령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승리는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의 성공을 의미한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정치개혁을 뿌리내리며 선진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힘들었던 일을 묻는 질문에는 “국회의원 출마 때부터 ‘달성대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매번 힘든 선거를 치렀다”며 “모든 선거는 이렇게 힘든 것이라고 마음먹고 임하고 있다. 이게 보통 선거냐”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탤런트 선우용녀, 탈북자 출신 가수 김혜영 씨를 비롯한 지지자 50여 명이 배석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지역별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 전 대표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된 대구 경북 지역의 투표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열세지역인 서울과 호남지역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되자 캠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이성헌 조직총괄단장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자체분석 결과 6.3%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열세였던 서울에서도 우세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허태열 직능총괄본부장도 “서울에서 늘 20%포인트 뒤졌지만 8월 13일 검찰수사 발표 이후 자체조사에서 14%포인트까지 좁혀졌다”며 “이 같은 추세가 투표에도 반영이 됐다면 1만 표 차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조직팀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당원과 대의원,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막판까지 전화를 거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투표장에서 이 전 시장 지지자가 기표용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캠프 관계자들은 ‘투표 매수행위’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엄격한 조사와 관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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