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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자회담 진전 없을땐 북핵문제 집중논의 불가피

입력 | 2007-08-20 03:05:00


남북 정상회담이 10월 2∼4일로 연기됨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은 물론 북핵 6자회담 프로세스, 남북 정상회담 의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8월 28∼3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9월 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9월 중순 6자회담→9월 말 6자 외교장관 회담→9월 말∼10월 초 한미 정상회담 등의 순서였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이 10월 초로 연기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APEC 정상들의 견해 조율, 6자회담 당사국의 태도 등 사전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남북 정상회담 앞에 놓이게 됐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남북 정상회담과 6자회담은 선후에 관계없이 선순환적인 관계에 있다고 본다”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결정한 것 자체가 북핵 문제의 진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없는 지점까지 왔기 때문에 6자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의 선후관계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러나 6자회담의 진전 정도에 따라 정상회담은 그 성격과 의제가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에서 핵 폐기 2단계 조치에 대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에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핵 문제는 정상회담이 아닌 6자회담에서 논의하면 된다며 남북경제협력에 무게를 둬 왔다.

한미 동맹을 강조해 온 정부로서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정도 부담이 된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양측이 되도록 빨리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빡빡한 일정을 고려하면 APEC 회의 때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방미를 통한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은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